문 대통령 지지율 39%…'조국 지키기'에 산토끼 달아나고 '사퇴'에 집토끼 등 돌려

입력 2019-10-18 13:25
수정 2019-10-18 14:47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로 추락했다.

여론조사 업체 한국갤럽이 15~17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39%, ‘직무를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53%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 집권 후 긍정평가가 40% 이하로 내려간 것은 한국갤럽 조사 이래 처음이다..

긍정평가는 지난주 대비 4%포인트(p) 떨어졌고, 부정평가는 2%p 올라 긍정·부정평가 격차가 8%p에서 14%p로 벌어졌다.

눈여겨 볼 점은 이른바 '조국 사태'에도 문 대통령을 굳건히 지지하던 30대 지지층이 돌아섰다는 점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크게 늘었다. 지난주 조사에서 30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60%였으나, 이번주엔 46%로 1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부정평가는 35%에서 48%로 13%포인트 늘었다.

연령별 긍정-부정평가는 각각 20대 41%-36%, 30대 46%-48%, 40대 55%-40%, 50대 35%-62%, 60대 이상 24%-70%다.

지역별로는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았다. 특히 서울은 전주보다 5%포인트 떨어진 34%, 충청지역도 5%포인트 떨어진 35%로 나왔다.

조국 일가의 숱한 의혹 보도와 검찰의 계속되는 수사에도 문 대통령의 조국 지키기에 중도층이 서서히 떠났다면 전격적인 조 전 장관의 사퇴에 문 대통령 지지층마저 등을 돌렸다고 볼 수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가 잘 된 일이라고 보느냐, 잘못된 일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64%,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은 26%로 조사됐다. 민주당 지지자 중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35%,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은 53%였다.

조 전 장관 사퇴를 '잘된 일'로 보는 이유는 '도덕성 부족, 편법·비리 많음'(23%), '국론 분열·나라 혼란'(17%), '가족 비리·문제'(15%), '장관 자질·자격 부족'(12%), '국민이 원하지 않음, 반대 우세'(7%), '늦은 사퇴·더 일찍 사퇴했어야 함', '거짓말·위선'(각 6%) 순이었다. 조 전 장관 사퇴를 '잘못된 일'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은 그 이유로 '검찰 개혁을 완수 못함'(30%), '여론몰이·여론에 희생'(14%), '검찰의 과잉 수사'(10%), '가족·주변인 문제'(8%), '더 버텼어야 함·시간이 너무 짧았음', '개혁 적임자·최선의 인물이었음'(각 7%), '사퇴 이유 없음·중한 잘못 없음'(6%) 등을 들었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전주보다 1%포인트 하락한 36%, 자유한국당은 27%로 전주와 같았다. 이어 바른미래당(7%), 정의당(6%), 우리공화당·민주평화당(각 1%) 순이었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에도 30%대로 떨어진 갤럽 여론조사 결과는 조국 사퇴 이후 급반등한 리얼미터 여론조사와는 상반된 결과라 주목을 끈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앞서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등락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지지도에 울고 웃기에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야 판세를 재편성할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청와대가 언제까지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정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