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이달 들어 급등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바이오주에 대해 ‘투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주가 급변으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내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국이 이례적으로 바이오주 투자 자제를 권고한 것은 진행 중인 불공정거래 조사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17일 ‘바이오·제약주 관련 투자자 유의사항’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공동으로 배포했다. 당국이 바이오주와 관련해 투자 주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당국은 바이오·제약산업에 대해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의약품 승인 과정에서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바이오주에 대해선 신약 안전성 논란, 기술이전 계약 해지, 임상 실패에 따른 주가 급등락 등으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기반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임상시험 관련 ‘과장·허위 풍문’ 유포 가능성, 풍문 유포 행위에 대한 처벌 등에 유의할 것을 권고했다. 바이오주 관련 이상매매 및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선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당국이 바이오주 투자 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최근 바이오주 급등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에이치엘비는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주가가 111.75% 상승했다. 코오롱생명과학(85.32%), 신라젠(67.08%) 등도 급등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지수는 같은 기간 11.23% 올랐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임상시험과 관련해 주가가 급변한 바이오주가 많아 주의 환기 차원에서 자료를 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금감원 조사기획국, 거래소 심리부 등 불공정거래 조사 담당 부서들이 공동으로 자료를 낸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 결과 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에 대한 당국과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장중에 갑자기 자료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