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와 생계형 차량 등으로 쓰여 ‘서민의 발’로 불리는 1t트럭 시장에 액화석유가스(LPG) 바람이 불고 있다. 배출 가스 기준 강화로 경유 트럭 가격이 오른 데다 정부가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경유차를 줄이기 위해 LPG 트럭에 보조금까지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E1과 SK가스 등 LPG 공급 업체들은 LPG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연말까지 노후 경유 트럭을 LPG 트럭으로 전환 구매할 경우 400만원(국비 50%, 지방비 50%)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올해 지원 규모는 5000대다. 상반기 950대가 소진돼 추가경정예산으로 4050대가 추가됐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선착순 접수 중이다.
이와 함께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금도 최대 165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2005년 12월 이전에 등록된 경유차가 대상이다. 이달까지 봉고 LPG 1t트럭을 구입하면 기아자동차가 50만원 추가 할인해 총 615만원 싼 가격에 LPG 1t트럭 구매가 가능하다.
미세먼지 대책 강화로 경유 1t트럭과 LPG 1t트럭의 구매 비용 차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출시된 경유 1t 트럭은 미세먼지의 원인인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의무 장착하도록 하는 배출가스 규제로 기존보다 155만원 인상됐다. 2020년 모델 기준 봉고 LPG 1t트럭 가격은 1662만원으로, 경유 모델(1945만원)보다 283만원 저렴하다. 정부 보조금과 제작사 할인(총 615만원)까지 더하면 봉고 LPG 1t트럭은 경유 모델보다 900만원 가까이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LPG 가격은 경유의 56% 수준으로 연료비 부담도 적은 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10년간 18만3620㎞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LPG 1t트럭이 경유 트럭보다 유류비가 1180만원 적게 든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