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이 자사 소속 여성 기자에 대한 성희롱적 발언이 나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양승동 KBS 사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KBS 국정감사에 출석해 최근 불거진 인터뷰 내용 검찰 유출 의혹과 '알릴레오'의 KBS 기자 성희롱 논란 등에 대해 답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최근 몇 달간 여러 사항으로 거센 논란이 지속하고 있는데 KBS의 대응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양 사장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KBS로서는 나름대로 대응했는데 사회적 논란과 파장이 커진 것에 대해 사장한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 자산관리인의 인터뷰가 검찰에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위원회를 구성, 조사하겠다고 결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야기했다. 이 같은 결정으로 편집국 기자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 양 사장은 "시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해명하기 위해서는 외부 위원들이 참여하는 조사위 구성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보도에 대해 공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고, 너무 출입처에 의존한 보도가 아니었냐는 지적도 있었다"며 "외부 조사위원회는 시청자위원회 중심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알릴레오'에서 벌어진 KBS 여기자 성희롱 논란과 관련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사 직원이 일개 유튜버한테 성희롱을 당했는데 가만히 있으면 KBS 사장이라고 할 수 있느냐. 유 이사장이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돼 알아서 머리를 숙이는 거 아니냐는 국민 평판이 있다"면서 "유 이사장과 내통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양 사장은 "내통한 적 없다. 임원 회의에서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법리 검토를 했고,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성희롱 발언은 지난 15일 '알릴레오' 생방송 도중 나온 것으로 패널인 한 언론사 기자 A씨가 조 전 장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을 취재한 KBS 법조팀 소속 여성 기자에 대해 "검사들이 KBS B 기자를 좋아해 (수사 내용을) 술술술 흘렸다. 검사들에게 또 다른 마음이 있었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방송이 말미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고, 해당 패널은 "사석에서 많이 하는 이야기라서. 죄송합니다. 제가 의도하진 않았지만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리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KBS기자협회는 성명을 내고 유 이사장에게 책임을 물었고, 유 이사장은 "진행자로서 생방송 출연자의 성희롱 발언을 즉각 제지하고 정확하게 지적해 곧바로 바로 잡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저의 큰 잘못"이라면서 "성 평등과 인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저의 의식과 태도에 결함과 부족함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며 깊게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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