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는 지난주 삼성전자의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사진)를 사러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는 품절돼 한 달은 기다려야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버즈가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기자가 서울에 있는 삼성 디지털프라자 다섯 곳을 찾았지만 모두 재고가 없었다.
온라인 쇼핑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부분 매진이거나 순차적으로 배송한다고 표시하고 있다. 곧바로 배송되는 제품은 출고가 15만9500원을 웃도는 20만원대까지 뛰었다. 지난 3월 출시 무렵 품귀현상을 보였던 갤럭시 버즈의 ‘몸값’이 최근 다시 뛴 것이다.
갤럭시 버즈는 국내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누적으로 100만 대가 팔렸다. 전작인 ‘아이콘X’가 출시 후 7개월간 판매된 양보다 네 배 이상 많다. 갤럭시 버즈에 호평이 이어지면서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갤럭시 버즈는 미국 유력 소비자 매체인 컨슈머리포트의 무선 이어폰 평가에서 유일하게 음향 부문 ‘엑설런트(excellent)’ 등급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올 9월 들어 갤럭시 버즈의 품귀현상이 본격화됐다”며 “이어폰 단자 없이 8월 출시된 갤럭시노트10이 잘 팔린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버즈의 물량 부족 사태는 점차 해소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주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먼저 물량 공급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 경쟁은 뜨겁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2분기 세계 무선이어폰 판매량이 2700만 대로 전분기 대비 56% 늘었다고 집계했다. 올해 판매량은 작년 4600만 대를 훨씬 웃도는 1억20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작년 4분기 3%에 불과하던 글로벌 점유율이 갤럭시 버즈 출시 이후 올해 2분기 8%로 점프했다. 1위인 애플은 같은 기간 60%에서 53%로 미끄러졌다.
LG전자도 무선이어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1일 공개한 첫 무선이어폰 ‘LG 톤플러스 프리’를 오는 28일 국내에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