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어권 국가 모임' 한국도 참여하나

입력 2019-10-17 15:35
수정 2019-10-18 02:01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한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터키어권 국가 협의회(CCTS)에 한국이 옵서버(참관국)로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올해 CCTS 회의는 지난 14~15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렸다.

문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알리예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CCTS에 한국이 옵서버로 참여하는 방안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알리예프 대통령은 “가능할 듯하고, 기회가 되면 적극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문 의장은 옥타이 아사도프 아제르바이잔 국회의장과의 면담에서도 CCTS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사도프 의장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헝가리의 언어도 우랄 알타이어 계통”이라며 “한국도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우랄 알타이어는 터키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한국과 일본에 이르는 지역에서 쓰는 언어로, 터키·몽골·한국·일본·만주·핀란드·헝가리·퉁구스어 등이 이에 속한다.

문 의장이 참여 의사를 밝힌 CCTS는 터키를 중심으로 한 튀르크계 국가들의 모임이다. 터키 이스탄불에 사무국이 있으며 회원국 간 정치·경제·문화적 협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 회원국은 터키,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이다. 투르크메니스탄과 헝가리는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CCTS는 2009년 아제르바이잔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제안으로 설립됐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터키어권 국가의 언어 표기를 로마알파벳으로 통일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튀르크의 맏형’을 자처하는 터키는 CCTS를 주도하고 있다. 오스만제국의 후예 터키는 과거의 영화를 되살리기 위해 터키어권 국가 연대에 열성적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회원국 정상들이 모여 중소기업 지원 등 경제 의제를 주로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에 대표 사무소를 개설하는 것과 CCTS 공동 상공회의소 구성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CCTS는 2011년부터 회원국의 역사적 도시들을 탐방하는 관광 교류도 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 지원과 투자환경 개선 등을 추진하고, 각국 TV 채널 간 협력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의장국은 번갈아 가며 맡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의장국이 키르기스스탄에서 아제르바이잔으로 바뀌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