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연 1.3%' 수준인데"…시중은행 '예금금리' 더 내려간다[이슈+]

입력 2019-10-17 09:36
수정 2019-10-17 14:16


한국은행이 10월 통화정책회의(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리면서 예금금리도 차례로 떨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이르면 다음주부터 수신금리가 0.1~0.2%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17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통합 비교 공시 사이트 '금융상품 한눈에'에 따르면 16일 기준 7대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외환) 예금 상품 가운데 세후 이자율이 가장 높은 상품은 농협은행의 'e-금리우대 예금'이다. 세금을 제한 이자율은 1.35%로 1년간 1000만원을 맡기면 이자로 13만5360원을 받을 수 있다.

4대 은행으로 기준을 좁히면 이자율은 더 떨어진다. 신한 우리 하나은행이 각각 1.27%, 국민은행 1.23%의 세후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다. 1000만원에 대한 이자가 12만원 정도라는 의미다.

적금금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금감원에 등록된 시중은행의 적금 상품은 총 97개. 이 가운데 세후 이자율이 2%를 넘는 상품은 우리은행의 'WON적금'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매달 동일한 금액을 납입하는 정액적립식으로 적립방식을 자유로 바꾸면 이자율은 1.95%로 떨어진다.

시중은행의 평균 예금금리(신규취급액 기준 순수저축성예금·세후 이자율)는 올 들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 2.05%에서 2월 1.91%, 4월 1.86%, 8월 1.53%로 내려앉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서 시중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연말 1% 초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권에서는 다음 주부터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시장 상황과 예대율(예금 잔액 대비 대출 잔액 비율)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 시차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신금리 하향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 설명했다.

한편 대출금리는 다음 달 중순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이 유지될 전망이다.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에 한 번(매달 15일) 공시되기 때문이다.

특히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의 수신상품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이라 수신금리가 내려가지 않으면 코픽스는 떨어지지 않는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은행의 수신금리가 떨어지고, 이후 코픽스가 조정되면서 대출금리가 인하되는 식이다.

오히려 시중은행 혼합형 주담대의 기준금리로 활용하는 금융채 5년물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전날 대비 0.02%포인트(16일 장 마감 기준) 올랐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