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방 빼!" 최대주주 호텔도 뿔났다…건물 반환 소송 '승소'

입력 2019-10-16 19:11
수정 2019-10-16 19:13


폭행과 마약, 성폭행, 경찰 유착과 횡령 등의 혐의로 논란이 됐던 클럽 버닝썬의 최대 주주이자 건물을 제공했던 호텔이 버닝썬을 상대로 건물 반환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유석동)은 르메르데앙 호텔 운영사인 전원산업이 버닝썬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이성현, 이문호 씨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명도(인도)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버닝썬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르메르디앙 호텔 지상 1층과 2층에서 영업을 해왔다. 전원산업은 버닝썬에게 운영 공간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지분의 42%를 출자한 최대주주로도 이름을 올렸다.

전원산업 외에 이성현 버닝썬 공동대표가 8%, 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가 10%, 가수 승리와 유인석 대표가 공동 출자한 회사인 유리홀딩스가 20%, 대만인 린사모가 20% 각각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산업은 버닝썬엔터테인먼트와 2017년 12월부터 5년 동안 르메르디앙 호텔 건물을 사용하는 대신 임대료 없이 월 1600여 만원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오픈 후 1년도 되지 않은 2018년 11월 24일 클럽 내부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고, 올해 1월 피해자가 가해자로 몰렸다는 주장과 함께 버닝썬과 관련된 각종 의혹들이 불거졌다.

결국 전원산업은 올해 2월 호텔 이미지와 영업에 많은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는 이유로 버닝썬 측에 영업중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고, 버닝썬은 2월 16일 영업을 종료했다.

전원사업은 이후 '갑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거나 명예를 훼손시킨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계약조건을 이유로 2월 28일을 끝으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하지만 버닝썬이 건물을 비우지 않자 건물 인도 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3월부터 건물을 인도할 때까지 매월 1억1000만 원의 금액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버닝썬 측은 "전원산업과 임대차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다"며 매월 지급하기로 한 1600여 만원에 대해 "전원산업이 버닝썬 시설 투자비로 지출한 10억 원을 회수하기 위해 체결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전원산업과 버닝썬이 맺은 5년의 임대차기간 및 보증금 없는 월세 1600여만원이 일반적 임대차계약에 비해 다소 이례적이고, 5년간 월세를 합치면 투자한 10억과 유사한 금액이 되기는 한다"면서도 "여러 사정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임대차계약 11조 1항에 이미지가 중대하게 실추된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는 사실이 있다"며 "영업정지 요청 공문과 계약해지 내용 증명을 보냈기 때문에 임대차계약은 올해 2월14일자로 해지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대차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됐기 때문에 버닝썬은 전원산업에 임차목적물을 인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버닝썬이 올해 3월 이후 영업을 중지했기 때문에 실질적 이득이 없다"며 "부당이득 반환금은 안해도 된다"고 판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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