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사진)가 지난 14일 산시성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이후 중국 언론들이 일제히 삼성 칭찬에 나섰다. 삼성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한·중 관계 회복을 시도하는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민일보는 리 총리의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방문 소식을 16일자 1면에 보도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외국 기업을 1면에 보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날 중국정부망은 리 총리의 방문 소식을 사진과 함께 전하면서 삼성 반도체 공장을 집중 조명했다.
중국 경제전문매체 21세기경제보도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조립 회사가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등 핵심 기술을 갖고 전체 산업망을 아우르는 기업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공장을 닫았다고 해서 경쟁력이 약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공장 폐쇄에도 삼성전자를 추켜세웠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에 있는 스마트폰 제조공장의 문을 닫았다.
글로벌타임스는 16일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패배자가 아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이 중국에 있는 마지막 휴대폰 생산공장을 닫았지만 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온 게시물을 인용해 삼성이 퇴직자들에게 퇴직금과 함께 사회보험료 추가분, 고급 시계 등을 지급하고 다른 제조업체와 접촉해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소식이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삼성이 품위 있게 공장 문을 닫아 중국 네티즌의 존경을 받았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별 선물로 퇴직자들에게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S10 등 최신형 스마트폰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이 중국 내 경쟁에서 밀려 생산을 중단했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계속 제품을 팔 것”이라며 “이번 ‘퇴직 패키지’는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삼성의 품위 있는 공장 폐쇄는 삼성의 ‘소프트 파워’를 보여준다고 극찬했다. 또 중국의 많은 기업이 직원을 해고할 때 퇴직금조차 주지 않는 것을 지적하면서 삼성의 조치는 중국 기업들에 교훈을 줬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