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MG손해보험 인수 노리나

입력 2019-10-16 18:08
수정 2019-10-17 01:22
우리은행이 M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사모펀드(PEF)에 직접 출자한다. 손해보험 계열사를 확보하기 위한 우리금융지주의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당국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애큐온금융그룹은 MG손보를 인수하는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에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다. 1000억원 규모인 JC파트너스 펀드에 우리은행과 애큐온금융그룹이 각각 200억원과 100억원씩 총 300억원을 출자해 주요주주가 되는 구조다. 두 회사는 기존에 300억원을 출자하려던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대신 투자한다. 애큐온금융그룹은 지난 8월 홍콩계 운용사인 베어링PEA가 인수한 중견 여신전문금융사다.

MG손보는 작년 3월 말 보험사의 건전성 판단기준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 비율이 100%를 밑돌아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

이어 지난 5월까지 경영개선계획을 지키지 못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아 퇴출 위기까지 몰렸다. 2016년 240억원, 2017년 3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MG손보는 지난해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회생했다. 지배구조를 바꾸고 신규 자금을 투입하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8월 대주주를 JC파트너스로 바꾸고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경영개선계획이 금융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IB업계는 우리은행이 직접 출자자로 등판한 것을 우리금융지주가 손보 자회사를 확보하려는 사전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기존 투자자인 새마을금고와 보험사 직접 인수가 사실상 금지된 리치앤코를 제외하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2017년 신생 PEF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의 주요 투자자(LP)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아주캐피탈을 간접 인수했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투자금을 회수할 때 먼저 인수할 권리(콜옵션)를 가진 아주캐피탈과 달리 MG손보는 우리은행이 콜옵션이나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년 후 MG손보 투자금 회수에 나설 때 JC파트너스가 주요 출자자인 우리은행에 가장 먼저 인수의향을 물을 것으로 IB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정영효/정소람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