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하나금융투자 클럽원의 '원픽' "경기침체기 미국 일본 등 글로벌 리츠투자가 대안될 수 있어"

입력 2019-10-16 04:12
수정 2021-10-19 16:45
이 기사는 10월 16일 04:12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10월16일(04: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리츠(REITs) 투자가 최근 대세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위험성과 투자철학은 간과되고 있습니다.“

하나금융투자의 ‘슈퍼리치 전문’ 프라이빗뱅킹(PB)조직인 클럽원(Club1)WM센터에서 리츠 투자를 전담하고 있는 한동엽 팀장(사진 왼쪽 두 번째)과 이동규 팀장(자신 왼쪽 네 번째)은 ”리츠는 주식과 부동산의 성격 두 가지를 함께 갖고 있는만큼 검증된 자산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들은 ”국내 시장에 비해 규모가 크고 리스크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한 미국 일본 등 글로벌 리츠 시장이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들이 몸담고 있는 WM본부는 하나금융그룹이 2017년 1월 고액 자산가들에게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당시 클럽원 본부라는 이름으로 만든 조직이었다. 이후 높은 성과를 내면서 현재 WM본부로 확대개편됐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클럽원WM센터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의 주력 프라이빗뱅크(PB) 영업 직원 25명이 고액 자산가들에게 맞춤형 자산 관리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굴리는 자산 규모는 7조원에 달한다. 한 팀장과 이 팀장이 속한 총원 6명의 시그니처팀은 리츠를 비롯해 각종 파생상품과 Pre-IPO 등 다양한 상품을 설계해 고액 자산가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시그니처팀에서 주력하고 있는 상품은 미국과 일본 등의 글로벌 리츠다. 리츠는 개별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 수익 등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리츠의 수익성은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성을 가져다주는 기초 자산으로 구성됐는지와 상품 자체의 수익성 외의 거시 경제 환경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에 따라 결정된다. 이 가운데 미국과 일본 리츠 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시그니처팀은 최근 4개월 간 1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그니처팀이 한국이 아닌 미국과 일본 리츠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월배당’이 가능할 정도로 두 나라의 리츠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통상의 리츠 상품들은 1년에 두 번 배당을 준다. 각각 리츠 시장 규모 1, 2위 국가인 미국과 일본은 리츠 상품의 다양성이 높을 뿐 아니라 투자를 위한 인프라 또한 잘 갖춰져 있어 보다 매력적인 상품 설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팀장은 “260개 미국 전체 상장리츠와 63개 일본 전체 상장리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각국별로 15~20개 리츠를 추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국내 리츠 투자만으론 어려운 월배당이 가능한 이유”라고 말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프라임’급 부동산에만 투자한다는 것이 시그니처팀의 투자 철학이다. 시그니처팀은 미국에선 데이터센터나 호텔 요양시설 등, 일본에선 도쿄 중심부 오피스 빌딩이나 역세권 멀티패밀리(다세대주택) 등에 투자했다. 거시적 경기 변동에 따라 움직이는 주식 가격에 일희일비하기보단 언제나 확실한 배당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우량 자산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시그니처팀이 최근 포트폴리오에 담은 휴릭 리츠다. 일본의 대형 종합부동산 업체 휴릭이 운용하는 리츠는 90%의 자산이 일본 도쿄에, 그 중에서도 주요 5구 이내 지하철역에서 10분 이내에 있는 빌딩만을 기초 자산으로 담고 있다. 배당 수익을 높이기 위해 건물 옆에 푸드트럭을 배치하고 건물 내 자판기를 고효율 자판기로 교체할 정도로 건물 관리 노하우를 보유한 리츠라는 것이 시그니처팀이 밝힌 투자 배경이다.

이 팀장은 “저금리 국면이라 중수익인 리츠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침체 국면에서 주가가 반토막이 나도 안정적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자산이 리츠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실물 자산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뒷받침된다면 주가 하락으로 배당 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지는 경기 침체 국면은 오히려 기회”라고 말했다. 한 팀장은 “경기 침체 국면에선 안전자산인 달러나 엔화의 가치가 높아져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랩어카운트를 통해 각종 수수료 없이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리츠 투자의 매력만큼 리스크에 대한 고려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 팀장은 ”위험 측면에서 리츠는 시장 리스크와 부동산 자체 리스크를 모두 검토해야 하는 자산“이라며 ”특히 환 위험까지 고려해야 하는 글로벌 리츠에 투자할 땐 신중한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을 완전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침체기를 기회로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철저히 장기적이고 가치에 집중하는 관점에서 리츠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