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환매중단' 라임운용, 작년 급여로 310억 받아가…임직원 '돈잔치' 지적

입력 2019-10-16 15:12
수정 2019-10-16 16:38


최대 1조30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의 임직원이 지난해 급여로 300억원 이상을 받아갔다. 인당 평균 약 6억5000만원을 지급받았다.

올 상반기까지 합하면 1년6개월간 급여총액은 420억원에 달한다. 개방형 펀드로 고객돈을 끌어다 '돈 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6일 성운회계법인이 작성한 2018년 라임자산운용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임직원 급여로 317억3500만원을 지급했다. 2018년 말 기준 임직원수는 49명으로, 인당 평균 6억4800만원의 고액을 받았다.

고액 연봉의 배경이 된 것은 라임자산운용의 가파른 성장이다. 2012년 투자자문사로 시작해 2015년 12월 사모펀드 운용사가 된 라임운용의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AUM)은 3조7000억원 규모다. 2017년 말 1조5000억원에서 1년 새 2조원 이상 불어났다.

운용자산이 늘어남에 따라 펀드 운용을 통해 받는 수수료수익도 크게 증가했다. 2017년 69억5400만원에서 2018년 372억2100만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운용사는 통상적으로 고객으로부터 운용보수와 성과보수를 수수료로 받는다.

수수료수익이 증가함에 따라 라임운용이 임직원에 지급한 급여도 2017년 56억원에서 2018년 31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임직원수를 감안한 평균 연봉도 2017년 2억700만원에서 6억4800만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라임운용이 올 상반기에 지급한 급여도 112억2600만원에 달한다. 라임운용 임직원의 고액 연봉은 결국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무리한 투자 확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임운용은 사모채권과 메자닌(CB, BW) 등의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母)펀드에 돈을 쏴주는 수십개의 자(子)펀드를 출시해 환매가 자유로운 개방형으로 팔았다. 사모채권과 메자닌 등은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몰리자 결국 환매중단에 이르게 됐다.

원종준 라임운용 대표(사진)는 "라임자산운용은 임직원들이 주주인 회사"라며 "지난해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결정한 100억원의 유상증자 때문에 임직원의 인센티브를 늘릴 필요가 있었다"고 급여 확대의 이유를 설명했다.

원 대표는 지난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매 중단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성과보수를 없애고, 운용보수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라임운용의 지난 11일 기준 운용자산은 4조8536억원이다. 올 6월 말 5조3934억원에서 5398억원 감소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