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자 100% 은행 설립 허용

입력 2019-10-15 23:58
수정 2019-10-16 01:40
미·중 무역 협상에서 1단계 합의로 ‘미니 딜’이 성사된 가운데 중국이 자국에서 외국 자본으로만 된 은행이 설립돼 영업하는 것을 정식으로 허가했다. 중국의 금융 시장 개방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15일 ‘외자은행관리조례’를 수정해 외자 독자 지분 은행 설립이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금융시장 개방의 일환으로 핵심 금융산업인 은행업 지분 제한을 완전히 철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는데 이번에 이를 위한 법제화 절차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개정 조례는 공포일인 이날부터 발효됐다.

국무원은 이날 개정 ‘외자보험관리조례’도 함께 공포했다. 외자 보험사가 중국에서 영업하려면 해외에서 30년 이상 영업한 이력이 있어야 하고, 중국에서 2년 이상 대표처를 운영해야 한다는 기존 조례의 조항이 삭제된 것을 포함해 새 조례는 전체적으로 외자 보험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중국은 작년 6월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은행업 전면 개방을 비롯해 증권·보험·펀드·선물·신용평가 등 다양한 금융 분야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제 침체로 인한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국에선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PPI가 마이너스를 나타내며 장기 디플레이션 국면이 이어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9월 P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1.2% 하락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엔 부합했지만 8월(-0.8%)과 7월(-0.3%)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이로써 중국의 월별 PPI 상승률은 7월에 2016년 8월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PPI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따른 중국 안팎의 수요 부진 탓이라고 분석한다. 중국 자동차제조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달 신차 판매량은 227만 대로, 작년 동기 대비 5.2% 줄었다. 지난해 7월 이후 15개월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