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혹에도 버티던 조국 법무부장관이 지난 14일 전격 사퇴했다. 조 장관이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는 악화된 여론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이 사의를 밝힌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정권 들어 최저치로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8일, 10∼1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5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해 14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3.0%포인트 하락한 35.3%로 집계됐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상승하면서 두 당의 격차가 현 정부 들어 최소 범위로 좁혀졌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0.9%포인트로 문재인 정부 집권 후 최소치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 나빠지자 민주당 내에선 조 장관을 정리해야 한다는 항의가 빗발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조 장관 사퇴로 여권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일단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요구에 응답하는 모양새를 취했기 때문에 일시적인 지지율 반등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특별한 반전 계기가 없다면 지지율 하향 추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소장은 “현재 정치 상황은 여권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본다. 경제 전망이 좋지 않고, 문재인 정부가 최대 성과로 내세웠던 남북 관계도 풀리지 않고 있다. 축구 중계(평양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월드컵 예선전)도 못할 정도로 관계가 악화됐다”면서 “이제 여권의 당면과제는 대통령 지지율이 더 하락하지 않도록 위기관리를 잘해서 레임덕 위기가 올 수 있는 35%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 소장은 “총선까지 남은 변수는 과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 자살골(정치적 실수)이 나오느냐”라며 “역대 선거를 치러보니 선거는 우리가 잘해서 이기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못해서 이기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당분간은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결집하며 현재 지지율이 팽팽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 교수는 여권이 지지율 반등을 위해 취해야 할 조치로 ‘협치’를 꼽았다. 채 교수는 “여권은 야당과 협치하고 중도층을 공략할 수 있는 경제 살리기 정책에 힘을 실어야 한다”면서 “그런 정책이 성과를 내면 지지율도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 교수는 “조 장관 사퇴로 문 대통령 퇴진 요구로까지 번졌던 광화문 시위는 기세가 꺾일 것”이라면서 “중도층은 더 이상 광화문 광장에 나갈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민주당 지지율 하락 보도에도 "이제 민주당이 지지율을 어떻게 올리는지 기다려보자"면서 "가시밭길을 만나도 힘을 합해 연대를 이루면 우리 뒤로 길이 생긴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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