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국면 속 신흥국 채권 '약진'

입력 2019-10-15 16:06
수정 2019-10-15 16:07
하반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큰 추세는 ‘일드(yield)형 자산의 약진’이다. 주식자산에 비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지급하는 채권 등의 자산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예들 들어 지난 7~9월 미국의 S&P500지수는 1.7%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대표적인 국채지수는 2.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흥국 시장의 자산가격을 보면 주식자산 대비 채권자산의 초과 성과가 더 분명해진다. 신흥국의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지수인 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7~9월 4.3% 하락한 바 있다. 같은 기간 달러화로 표시된 신흥국 채권들을 대표하는 지수인 JP모간 EMBI글로벌코어지수의 수익률은 1.5%를 웃돌았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던 7~8월에도 달러화표시 신흥국 채권지수의 가격은 상당히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신흥국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원인은 경기에 대한 우려가 풍부한 유동성과 합쳐지면서 일종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달러화의 유동성은 많이 풀려 있는데, 각종 불확실성이 존재하다 보니 주식자산으로는 좀처럼 자금이 유입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국면이라면 신흥국 주식과 비교 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간주되면서도 선진국 채권 대비 고금리에 거래되는 고수익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역분쟁과 경기 불황 우려가 완화되기 전까지는 주식자산 대비 고수익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커지는 현상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는 중요한 근거다.

달러화로 표시된 신흥국 채권들이 가지는 중요한 매력은 역시 선진국 채권 대비 높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높은 이자 수익에 마음이 끌리더라도 신흥국 자산이라는 위험은 어떻게든 관리하고 싶은 투자자도 있을 것이다. 신흥국 채권이 가진 위험을 관리하는 대표적인 수단은 국채 중심의 분산투자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여러 국가가 발행한 국채에 투자하면 개별국가의 위험을 분산할 수 있고, 분산투자를 하더라도 선진국 채권 대비 신흥국 국채들이 보유한 금리 경쟁력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신흥국이 발행한 달러화 표시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로 ‘iShares JPMorgan USD Emerging Market BOND’를 들 수 있다. 이 ETF는 주로 달러화로 표시된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데, 편입된 채권 중 국채 등 국가가 발행한 채권의 비중이 82% 수준이다. 채권의 신용등급을 보면 BBB가 33% 수준으로 가장 많고 B가 24%, BB가 14% 등이다. 신흥국 채권의 고금리 매력에 끌리면서 신흥국 개별 국가의 위험은 관리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iShares JP Morgan USD Emerging Market Bond가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