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가상화폐(암호화폐) 프로젝트인 리브라는 보안성을 확보하면서 금융 데이터 저장이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무브(Move)'라는 언어까지 직접 개발했습니다.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최적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블록체인학회장을 맡고 있는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사진)는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9 한경 디지털 ABCD 포럼'에서 '리브라의 블록체인적 특성'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페이스북이 주도해 추진 중인 리브라는 파급력이 큰 스테이블 코인(가치변동이 제한적인 암호화폐)으로 화제가 됐다. 당국 압박 속에 최근 '리브라 동맹' 멤버인 페이팔·마스터카드·비자카드·이베이 등이 리브라 발행 계획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교수는 리브라의 기술적 특성에 대해 "다른 블록체인과 대동소이한 구조"라면서도 "리브라는 금융서비스에 특화된 블록체인을 만들 것으로 판단한다. 리브라 코인은 원천적으로 이중지불 등을 막게 하는 기능 등이 있어 금융데이터를 다루기 적합한 언어로 고안됐다"고 설명했다.
리브라 블록체인이 도메인에 특화된 블록체인 전쟁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박 교수는 "기존 블록체인은 범용적 OS(운영체제)를 만드는 게 트렌드였지만, 리브라는 토큰 중심, 금융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정 도메인에 특화된 블록체인 경쟁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블록체인학회의 블록체인 분석 평가기준 가이드라인을 리브라에 적용한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블록체인학회는 △토큰 구조 평가(2개 영역 11개 항목) △비즈니스모델 평가(3개 영역 7개 항목) △조직 평가(3개 영역 12개 항목) △기술 평가(3개 영역 16개 항목) 등 크게 4가지 기준으로 평가한다.
박 교수는 "리브라 토큰 구조는 전체적으로 건전한 구조다. 사업모델 또한 중상 이상의 점수로 평가했다"면서도 "페이스북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조직평가에서는 걱정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술적 평가는 크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간 정도"라며 "전체적으로 보면 페이스북 블록체인은 토큰이나 사업모델 등은 여느 블록체인과 대동소이하나 조직평가 면에서 이슈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산하/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