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벤처사업가 등 20~30대 ‘영 리치(young rich)’가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위한 맞춤형 주거상품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과거 부자들은 강남의 대단지 아파트와 대형 빌라를 선호했다. 직접 거주하기 편리하고 향후 시세차익도 감안해서다. 가족을 꾸리면서 인프라와 교육환경 등도 고려했다. 그러나 최근 젊은 부자들은 ‘주거 편리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주변 환경보다 ‘내가 살기 편한 시설’을 선호한다. 미혼이나 2인 중심의 가족이 늘어나는 추세도 한몫했다. 서비스가 좋다면 강남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업계에선 이 같은 수요를 파악하고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주거상품을 내놓고 있다.
작년 말 트라움하우스가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선보인 ‘더라움 펜트하우스’(357실)는 10억원이 넘는 고급 오피스텔임에도 3개월 만에 계약이 마무리됐다. 단지에는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피트니스와 인피니티 풀, 사우나, 북카페가 들어선다. 입주민 전용 레스토랑을 통해 조식 서비스가 제공되고 주차대행 서비스와 청소 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마포구에서 공급된 ‘마포 리버뷰 나루하우스’(113실) 역시 호텔과 연계된 서비스를 강조하면서 2개월 만에 계약을 마쳤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는 유림개발이 ‘펜트힐 논현’을 분양 중이다. 도시형 생활주택 131가구와 오피스텔 27실 규모로 조성된다. 입주민만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이 특징이다. 단지 내에 수영장과 클럽하우스, 피트니스 등을 입주민에게만 개방할 예정이다. 조식 서비스는 물론 룸클리닝과 세탁대행·주차대행까지 서비스될 예정이다. 단지 외관엔 고가의 수입 세라믹 패널이 적용된다. 내부 천장고는 2.7m며 이탈리아 고급 마감재로 시공된다. 분양가는 모두 10억원 이상이다. 송파구 문정동에서는 ‘르피에드’(262실)가 공급될 예정이다. 각종 서비스를 갖춘 고급 오피스텔로 꾸며진다.
지방에서도 고급 주거상품이 나온다.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서는 KCC건설이 ‘오시리아 스위첸 마티에’를 분양할 예정이다.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들어서는 주거 가능 단지로 전용면적 74·82㎡의 800실로 구성된 레지던스다. 단지는 한화호텔&리조트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호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젊은 부자들은 부동산을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 현재의 편리함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임차인을 들이기보다 직접 거주하기 때문에 제공되는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