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실패 ‘쇼크’로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던 주요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 대형 바이오주가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중소형 바이오주에도 매수세가 붙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주요 제약·바이오주로 구성된 KRX300헬스케어지수는 이달 들어 9.97%(10일 기준) 상승했다. 주로 시가총액이 조(兆) 단위인 대형 바이오주가 반등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29일 유럽종양학회에서 자회사 엘리바가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이 글로벌 임상 3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달 30일 상한가로 치솟는 등 연일 급등해 이달에만 86.26% 상승했다.
헬릭스미스도 반전의 주인공이다. 헬릭스미스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VM202-DPN)’ 임상 3상 실패로 반 토막이 나며 지난달 30일 연중 최저가(종가 기준 6만63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달 들어 회사 측은 별도 임상시험을 통해 임상 3상 유효성을 검증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11만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대형 바이오주가 급등하자 임상 성공이 유력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중소형 제약·바이오주로도 온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올해 말 안구건조증 치료제(HL036)의 임상 3상 톱라인(임상 성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 발표가 예상되는 한올바이오파마가 대표적이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매출 1000억원 규모의 중소 제약사지만 2007년 바이오 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누적 연구개발(R&D) 투자가 14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오스코텍과 같이 여러 개의 임상 물질을 갖고 있는 업체도 관심을 받고 있다. 오스코텍은 ‘레이저티닙’(기술이전), ‘SYK 저해제’(임상 2상) 등의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박완필 파트너는 “상당수 바이오주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고평가 우려가 해소됐다”며 “마이크로바이옴, 줄기세포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바이오주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