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거는 3기 신도시…왕숙·교산·계양·과천 지구지정

입력 2019-10-13 11:00
수정 2019-10-13 11:33

정부가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와 과천지구에 대한 지구지정을 한다. 지난해 연말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 2차 발표에서 언급한 대규모 택지들이다. 내년까지 이들 지역에 대한 토지보상과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끝내고 2021년부터 분양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3기 신도시 첫 지구지정

13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규모 택지 지구지정 계획을 발표했다. 남양주 왕숙1·2(6만6000가구·1134만㎡)와 하남 교산(3만2000가구·649만㎡), 인천 계양(1만7000가구·335만㎡), 과천 과천(7000가구·155만㎡) 등 5곳이다. 과천지구를 제외하면 모두 3기 신도시다. 통상 면적이 330만㎡를 넘는 공공택지를 신도시로 분류한다.

이들 지역은 국토부가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한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 계획 가운데 지난해 12월 2차로 공개한 곳들이다. 발표 당시부터 연내 지구 지정을 목표로 세우고 그동안 주민 공청회와 전략환경영향평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쳤다. 고시는 15일 이뤄질 예정이다. 지구지정은 택지개발의 첫 행정절차다. 고시가 완료되면 내년 토지보상과 지구단위계획 수립 등을 거쳐 2021년부턴 본격적인 분양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30만 가구 공급 계획이 차질 없이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까지 총 10곳, 14만1000가구에 대한 지구지정이 끝났다는 이유에서다. 부천 역곡(5500가구)과 성남 낙생(3000가구), 안양 매곡(900가구) 등에 대한 지구지정도 연내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난해 5월 1차로 발표한 택지들 가운데 광명 하안2(5400가구)의 경우 당초 지구지정 목표인 올 상반기를 넘겨 아직까지 제자리걸음 중이다. 광명시와 지역 주민들이 “일방적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어서다. 이번에 지구지정되는 곳들과 함께 발표했던 고양 탄현(3000가구)은 이제서야 환경영향평가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안양 관양(1400가구)의 경우 환경영향평가 단계조차 가지 못했다.

국토부는 올해 5월 3차로 발표한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 나머지 두 곳과 대규모 택지들에 대해선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지구지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중·소규모 택지 가운데 동작역 청년타운(500가구)과 옛 성동구치소 부지(1300가구)는 각각 내년과 2021년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30만 가구 공급계획 발표 전 ‘주거복지로드맵(2017년)’ 등을 통해 공개했던 택지들의 경우 내년부터 입주자를 모집한다. 서울에선 수서역세권(2100가구)과 양원지구(1200가구) 등이 계획됐다. 일정이 계속 미뤄지던 과천지식정보타운의 경우 내년 2000가구가 분양한다.

◆밑그림도 공개…“교통대책 연내 추가 발표”

3기 신도시 등 이번에 지구지정 계획을 밝힌 택지들의 구체적인 청사진도 공개됐다. 어디에 어떤 건물이 들어서는지 등 지구단위계획의 밑그림이 되는 토지이용계획안이 나왔다. 이들 택지는 당초 발표대로 전체 면적 3분의 1가량을 공원이나 녹지로 활용하고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의 3분의 1 정도는 자족용지로 활용된다. 국토부관계자는 “전체 사업비의 20% 이상을 교통대책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기존에 공개한 내용 외에도 지자체의 건의 등을 반영한 추가 교통대책을 수립해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왕숙1은 경제중심도시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최근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을 중심으로 도시첨단산단 등 자족용지를 개발하면서 왕숙천과 녹지축을 중심으론 자연친화형 주택단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왕숙2는 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한다. 경의중앙선역을 중심으로 공연장과 문화시설을 집중 배치한다. 홍릉천과 일패천 등에도 수변문화공간이 들어선다.


지하철 3호선이 들어서는 하남 교산은 도시 중앙에 넓은 녹지축을 둔다. 덕풍천을 중심으로 바람길을 확보하고 주변에 주택과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는 구조다. 자족시설은 중부고속도로가 가까운 지구 북단에 집중 배치된다. 인천 계양은 지구 면적의 3분의 2가량을 도시첨단산단으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노후 제조업 중심의 지역 산업구조 재생을 위해 첨단산업 일자리를 유치하는 등 경인권 거점도시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주거단지는 지구 남단 하천과 공원·녹지축을 따라 들어선다.


당초 3기 신도시로 발표됐다가 면적 미달로 중규모 택지로 분류된 과천지구는 4호선 경마공원역을 중심으로 상업·문화시설이 들어선다. 주거단지는 선바위역과 양재천, 막계천변 수변공간 등으로 배치된다. 기존 화훼단지 종사자들을 위한 화훼복합유통센터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지구단위계획 수립 과정에서 전문가와 지자체,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예정”이라며 “원주민도 최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재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