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이 3일간의 시한부 파업에 들어간 첫날인 11일 철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일부 불편을 겪었다.
11일 오전 서울역사 내 전광판과 알림판에는 ‘파업으로 일부 열차의 운행이 중지된다’는 내용과 취소된 열차편 목록 등이 공지돼 있었다. 철도노조의 요구사항이 담긴 현수막도 역사 내 곳곳에 붙어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영도다리 축제와 자갈치 축제 등 대규모 축제가 열리고 있는 부산에선 열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며 관광객들이 발을 굴렀다.
한 이용객은 “창구 대기 줄은 긴데 안내 직원도 부족하고 철도고객센터 전화는 한 시간째 불통”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교통약자 우선창구에서는 파업 소식을 몰랐던 노년층 승객들이 크게 당황하는 모습도 보였다.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기차표를 예매하지 않고 창구에서 표를 산 승객들은 열차가 취소됐다는 사전 공지를 받지 못해 다른 승차권을 구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79.2%다. KTX가 74.3%, 새마을호 58.6%, 무궁화호는 69.2% 수준이다.
철도노조는 임금 교섭이 결렬되자 11일 오전 9시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 한시적 경고파업에 들어갔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나선 건 2016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노조는 임금 4% 인상, 4조 2교대 근무를 위한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코레일은 공공기관 가이드라인(1.8%) 이상 임금을 올리기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코레일과 노조는 지난 5월부터 16차례 임금 교섭을 했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 노조는 다음달 중순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손병석 사장은 이날 봉래동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일간의 한시 파업이지만 노조와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이른 시일 안에 파업이 종결되도록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어 “출근 시간에는 운행 열차를 집중 편성해 수도권 전철 운행을 100%로 유지하고 화물열차는 수출입 물량과 긴급 화물 위주로 수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유정/양길성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