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싸이월드가 심각한 경영난에 끝내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렀다. 삼성의 투자금(50억원)도 재기의 발판이 되지 못했다. 임금체불 기업이라는 불명예 끝에 그 흔한 공지 하나 없이 폐쇄 수순을 밟는 모습이다.
1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현재 싸이월드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웹페이지와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도 접속 불가다.
싸이월드의 도메인은 오는 11월12일 만료된다. 도메인을 연장하거나 서비스 백업, 이관 작업 등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싸이월드에 담긴 이용자 데이터는 회수할 수 없게 된다.
싸이월드의 폐업 경고음은 일찍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올 상반기에는 임금 체납 논란이 불거졌다. 극심한 경영난에 전현직 직원들의 임금도 제때 지급하지 못했던 것.
작년 4월 90여명에 달했던 임직원 수는 1년 만에 40여명 수준으로 줄었다. 급여가 밀리면서 퇴사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퇴사한 직원들 역시도 급여와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는 2000년대 초반 미니홈피로 인기를 구가했다.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된 후에는 회원 수 3200만명 거느린 국민 SNS로 성장했다.
싸이월드가 본격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2011년. 페이스북을 선두로 개화한 모바일 SNS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삼성이 제공한 호흡기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2017년 싸이월드는 삼성벤처투자로부터 투자금 50억원을 유치해 작년 4월 '맞춤형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인 뉴스큐를 출시했다. 뉴스큐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임금체불 문제가 불거졌고, 전제완 대표가 검찰 고발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화폐로 사용되는 도토리 환불대란을 막기 위해 내린 조치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급작스럽게 종료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싸이월드의 전제완 대표는 물론 싸이월드 관계자들은 연락이 두절돼 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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