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세먼지 대책에…주가 날개 단 경동나비엔

입력 2019-10-10 17:31
수정 2019-10-11 01:10
중국 정부의 ‘석탄개조사업(메이가이치)’에 대한 기대로 경동나비엔이 반등하고 있다.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석탄보일러를 가스보일러로 교체하는 중국 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경동나비엔 수출이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미 지역 온수기 시장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동나비엔은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500원(6.21%) 오른 4만2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1년 내 최저가(3만3000원)를 찍은 뒤 반등하면서 29.54% 올랐다. 해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상승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주춤했던 중국 정부의 석탄개조사업이 다시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환경오염을 해소하기 위해 석탄 연료를 천연가스로 대체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설정한 초미세먼지 농도와 대기 질 기준을 지키지 못한 지방정부에 제재를 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경동나비엔은 베이징과 톈진 등 중국 대도시 지역에서 석탄개조사업 공식 거래 업체로 참여하는 유일한 한국 기업이다. 2017년 130억원을 투입해 베이징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등 공을 들였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 9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에 10%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전상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에너지 기업인 시노펙이 최근 180억달러 규모의 LNG를 수입하기로 하는 등 올해 말부터 석탄개조사업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내 가스보일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경동나비엔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온수기 판매 호조 등으로 북미 지역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상반기 북미 지역 매출(1520억원)은 국내 매출(1363억원)을 넘어섰다. 2000년대 중반 미국 진출 이후 매년 20% 가까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환율 상승(원화 약세)에 따른 수혜도 예상되고 있다.

정체된 국내 시장에서는 일반보일러의 사용 중지 및 콘덴싱(응축) 보일러로의 전환이 성장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콘덴싱 보일러 판매 단가(45만원)는 일반보일러(30만원)의 1.5배 수준이다. 신규 주택 공급 감소에도 불구하고 평균 판매 단가 상승이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