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야 봤지!"…이수민, 6언더파 '물오른 샷'

입력 2019-10-10 16:34
수정 2019-10-11 00:30
‘돌아온 골프 천재’ 이수민(26)의 송곳 아이언 샷에 현역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도 속수무책이었다. 그와 같은 조로 경기한 이태희(35)가 “완벽한 하루였다”고 박수를 쳤다. 10일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최종전 제네시스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다.

이수민은 이날 인천 연수구 잭니클라우스GC(파72·7434야드)에서 치른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낚아채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5언더파를 쳐 단독 2위에 오른 김학형(27)에 1타 앞선 단독선두(오후 4시 기준)다. 이수민은 이날 18개 홀 중 딱 한 번 그린을 놓쳐 94.4%라는 압도적 그린적중률을 기록했다. 85.71%에 달하는 페어웨이 적중률도 이날 완벽에 가까웠던 경기력을 대변했다.

지난해까지 유러피언투어에서 뛰다 시드순위전을 통해 국내 무대로 복귀한 이수민은 복귀 첫해에 주요 타이틀 독식을 노리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준우승 두 번에 공동 3위 한 번을 기록하며 우승을 꾸준히 노크했다. 그러다 지난주 현대해상최경주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승을 신고하면서 각종 타이틀 부문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제네시스 상금 순위에서 4억3634만8101원으로 1위, 제네시스포인트에서 3490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모두 1위를 확정한다. 오는 17일 제주에서 개막하는 PGA투어 정규대회 더CJ컵@나인브릿지 출전권도 확보한다.

이날 대회장에는 약 2000명의 갤러리가 현장을 찾을 정도로 응원 열기가 뜨거웠다. PGA투어 현역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면서 평일인 첫날부터 갤러리가 몰렸다. PGA투어에 복귀하는 노승열(28)이 속해 있는 조와 이수민이 포함된 ‘아시아 선수 최초 PGA투어 신인왕’ 임성재(21) 조로 대부분 발걸음이 쏠렸다.

임성재와 함께 ‘디펜딩 챔피언’ 이태희를 파트너로 맞이한 이수민은 경기 초반부터 몰아쳤다. 4번홀(파4)에서부터 4개 홀 연속 버디를 낚아채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는 4개 홀 연속 홀 3m 이내에 공을 붙여 버디쇼를 연출했다.

먼저 경기를 마친 호주 동포 이민우(21)와 공동선두를 달리던 그는 15번홀(파5)과 16번홀(파4) 연속 버디를 앞세워 단독선두로 도약했다. 15번홀에선 세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았고 16번홀에선 중거리 퍼트를 넣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수민은 “(경기에) 나가기 전 조 편성을 보고 재미있게 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컨디션이 좋았는데 생각한 대로 경기가 풀려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2언더파 70타로 상위권에서 출발했다. 이태희도 2타를 줄여 2년 연속 우승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임성재는 “퍼트가 정말 안됐다”면서도 “2언더파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남은 라운드에서 빨리 퍼트감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승열은 1언더파로 대회를 시작했다. ‘탱크’ 최경주(49)는 2오버파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인천=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