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개국서 年 7200억 매출…신라면 '글로벌 辛세계' 열었다

입력 2019-10-10 15:30
수정 2019-10-10 15:31

농심이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코로나 지역에 제2공장을 설립한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한다.

농심의 이번 신공장 설립은 2005년 미국 LA공장 가동 이후 14년 만이다. 2억달러를 투자한다. 농심이 새로 설립하는 미국 제2공장은 내년 초 공사를 시작해 기존 공장의 3배 규모인 약 15만4000㎡ 부지에 지을 예정이다. 2021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탕면 생산설비만 있는 기존 공장과 달리 제2공장에는 건면과 생면 생산 시설을 갖춘다.

농심이 미국에 공장을 추가 설립하는 이유는 최근 미국 내 신라면 판매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971년 미국시장에 라면을 처음 수출한 농심은 2005년 현지 공장을 가동하면서 꾸준히 신라면을 알려왔다. 그 결과 2017년 신라면은 국내 라면 제품 최초로 미국 전역 월마트 점포에 입점했다.

농심은 올해 해외에서 1조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 사상 최대 해외 매출(약 8500억원)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해외 법인이 매년 실적 경신을 거듭하고 있다”며 “올해는 베트남 법인까지 힘을 보태면서 해외 매출이 또 한 번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농심 해외 매출 실적은 약 4800억원이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베트남 법인을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도 넓히고 있다. 1인당 라면 소비량이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일대에 신라면을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지난해 말 베트남 호찌민에 법인을 설립해 올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베트남 대형마트 1위인 쿱마트를 비롯해 빅씨마트, 이온마트 등 대형 유통채널에 신라면을 입점시켜 판매하고 있다. 농심 전용 매대를 마련하고, 매장 내 홍보물을 설치하는 등 현지 소비 트렌드에 맞는 홍보 전략을 펼치고 있다.

농심 신라면은 국내외에서 연간 7200억원어치가 팔리는 국내 최대 매출 라면 브랜드다. 스위스 융프라우와 마테호른 정상, 중동 및 아프리카,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 아레나스에까지 세계 100여 개국에서 팔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현지 생산도 하고 있다. 분량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8억7000만 개의 신라면이 세계에서 팔리고 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