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탄소섬유 1兆 투자 '글로벌 톱3' 목표

입력 2019-10-10 16:03
수정 2019-10-10 16:04

효성이 과감한 투자와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수소경제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톱3’ 탄소섬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달 세계 2위 인구의 인도에서 스판덱스 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글로벌 시장지배력 강화에도 나섰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9월 전북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2028년까지 탄소섬유산업에 총 1조원 규모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연간 2000t(1개 라인)인 생산 규모를 2만4000t(10개 라인)까지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일 공장 세계 최대다.

탄소섬유는 수소전기자동차 수소연료탱크의 핵심 소재로 수소에너지의 안전한 저장과 수송, 이용에 필수다. 수소연료탱크는 플라스틱 재질의 원통형 용기로, 여기에 탄소섬유를 감아 강도와 안정성을 높인다.

정부는 올 1월 내놓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전후방 경제적·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수소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탄소섬유 후방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수소경제로 탄소섬유의 새로운 시장을 열어준 만큼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화답했다.

효성은 인도 및 베트남 지역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경제가 급성장 중인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은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9월 연간 1만8000t의 스판덱스를 생산할 수 있는 인도 스판덱스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인도는 13억 명 인구를 바탕으로 매년 7% 이상 성장하고 있다. 2030년에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인도 스판덱스 시장 역시 무슬림웨어를 비롯해 데님, 란제리, 스포츠웨어 등 수요가 늘어나며 2012년 이후 연평균 16% 이상 성장해왔다. 효성은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현재 60%에서 70%선까지 끌어올리고, 수요와 성장 전망에 맞춰 투자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효성첨단소재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고객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동남아 지역 경제 성장에 따라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며 타이어코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의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4개국 타이어코드 시장 점유율은 2016년 22%에서 2018년 40%로 크게 늘어났다. 베트남 중부 꽝남성엔 신규 타이어코드 설비를 구축했다.

효성화학 역시 동남아 지역 폴리프로필렌(PP) 수요 확대에 따라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PP 원료인 액화석유가스(LPG) 저장탱크 및 PP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이 완공되면 PP 생산능력은 기존의 두 배인 연 120만t 수준으로 늘어난다.

효성중공업은 송전과 건설부문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베트남의 전력, 도로, 항만 등 인프라 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원자력발전소용 초고압변압기와 1100㎸급 초고압차단기 등을 개발하며 송배전용 중전기기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수소충전소 구축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수소충전소를 2022년까지 310개소, 2040년까지 1200개소 이상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 시스템 시장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울산 테크노파크 등 네 곳의 수소충전소와 광주 자동차부품연구원 등에 수소충전시스템을 수주해 2018년 완공했다.

효성은 중국 취저우 삼불화질소(NF3) 공장을 2016년 가동하면서 중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NF3는 반도체나 LCD(액정표시장치), 태양전지 제조공정 등에서 이물질 세척에 쓰이는 기체다. 효성화학은 자체 공정을 개발해 순도 99.995% 이상의 NF3 가스를 개발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