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로키츠 미국프로농구(NBA) 단장의 홍콩 시위 지지 트윗의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방송인 중국중앙방송(CCTV)과 텐센트 스포츠채널은 NBA 경기 중계를 즉각 중단하기로 했다.
8일 CCTV와 텐센트는 “휴스턴 로케츠 경기와 로케츠 관련 방송들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휴스턴에 있는 중국 총영사관 대변인은 “대럴 모리 휴스턴로케츠 단장의 잘못된 발언에 깊은 충격을 받았으며 잘못을 바로잡고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한다”고 했다.
모리 휴스턴 로키츠 단장이 지난 4일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이 단초가 됐다. 모리 단장은 ‘자유를 위해 싸움, 홍콩을 지지한다’라는 문장이 쓰인 사진을 올렸다. 공식적으로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 그의 발언은 중국 본토를 들끓게 했다.
중국은 NBA가 미국에 버금가는 수익을 거두는 큰 시장이다. 특히 휴스턴 로키츠는 2002년 중국의 농구 스타 야오밍을 뽑으면서 중국 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은 구단이다.
타오바오와 징둥, 쑤닝 등 중국의 주요 온라인 쇼핑 사이트는 로키츠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NBA 홍보대사인 중국 팝스타 차이쉬쿤은 NBA와 협력을 중단한다고 나섰다. 중국 배우 리이펑, 우진옌, 저우이웨이 등도 9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NBA 팬의 밤과 10일 시범경기에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틸만 퍼티타 휴스턴 구단주는 “모리 단장의 발언은 휴스턴 로키츠의 공식입장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모리 단장도 “중국의 로키츠 팬들을 공격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해당 트윗을 삭제했다. NBA 역시 “모리 단장의 트윗이 중국 팬들에게 깊은 상처를 준 것에 유감을 표한다”는 공식 성명서를 냈다.
미국 정치권에선 NBA의 사과가 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척 슈머 상원의원(민주당)은 “NBA가 중국에 사과한 것은 공산당 독재정권을 지지하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당)도 “NBA는 중국 시장을 위해 언론 자유를 행사한 한 미국 국민에게 벌을 줬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