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주관 첫 고입전형 종합설명회…"입시제도 자주 바뀌어 불안해서 왔어요"

입력 2019-10-08 17:51
수정 2019-10-09 02:55
8일 오후 3시 서울 양재동 서초문화예술회관. 650석 규모의 예술회관 대강당은 고등학교 입시 설명회를 들으러 온 학부모들로 꽉 들어찼다. 이날 고입설명회는 서울교육청이 처음으로 주관한 고입전형 종합설명회다. 서울교육청은 당초 500명 안팎의 학부모가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전신청만 3500여 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헌법재판소의 일반고·자사고 동시지원 합헌 결정, 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 등을 거친 학부모들은 고교 유형별 설명이 나올 때마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날 설명회는 △2020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주요 내용 △후기 일반고 안내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직업계고 안내 △외국어고·자사고 안내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뉘어 진행됐다.

학부모들은 이날 자주 바뀌는 입시 제도에 특히 혼란스러워했다. 쌍둥이인 중2 자녀를 뒀다는 학부모 김모씨는 “아이가 외국어고에 진학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내년에 외국어고 재지정 평가가 예정돼 있어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며 “일반고를 비롯해 고교 입시 전체를 살펴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중3 자녀를 둔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를 일반고에 보내고 싶지만 아이는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며 “대학교 입시가 워낙 자주 바뀌어 어디가 대입에 유리한지 조금이라도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설명회에 왔다”고 했다.

이날 설명회는 고입 설명회였지만 학부모들의 관심은 결국 대학과 결부돼 있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안윤호 장승중 교장이 “교육부가 자사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한편 대입에서 정시전형이 확대되고 있어 어느 고등학교를 보낼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자 일부 학부모는 한숨을 쏟아냈다.

설명회에는 학부모와 함께 온 중학생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서울 관악구에서 왔다는 이모양(14)은 “제과·제빵사가 꿈이어서 특성화고에 진학하고 싶지만 어머니는 대학 진학을 위해 일반고로 가길 원한다”며 “오늘 설명회를 듣고 어머니와 끝나지 않는 토론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내년부터 지역별로 설명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