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와 문화 콘텐츠 소비를 통해 건강하고 즐거운 경영 및 직장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경영자와 근로자가 하나가 될 수 있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사진)이 지난 2월 말 제26대 회장으로 재취임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중소기업계에 문화경영을 확산시키는 동시에 기부를 통해 사회적 책임도 다하겠다는 다짐이었다.
‘문화경영’이란 기업 구성원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함께 향유하고 이를 통해 사기를 높일 수 있도록 경영 전반에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중소기업 근로자 삶의 질을 높여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자는 취지다.
김 회장은 23·24대(2007~2015년) 중기중앙회 회장을 맡았을 때도 문화경영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중소기업문화경영지원센터’를 열어 컨설팅 및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문화경영아카데미’, ‘중소기업문화경영특별위원회’도 구성해 중기의 문화경영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보람이 컸다”고 했다.
그러나 김 회장의 이런 노력이 ‘엄중’한 경제 및 기업 현실에서 착근하기 쉽지는 않았다. 재취임한 김 회장은 지난 5월 중앙회 안에 ‘문화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켜 이런 열기를 재점화했다. 기부 참여 중소기업에 명품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해 중소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유도하고 있다. 김 회장도 지난 6월 중기사랑나눔재단에 매년 7000만원 정기후원을 약속했다.
8일엔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제1회 문화경영포럼’을 열었다. 이 행사도 김 회장의 문화경영 확산 의지에서 기획됐다. 이날 이승재 영화평론가가 ‘영화로 보는 창의적 사고(creative thinking)’를 주제로 강의했다. 중앙회는 앞으로 짝수 달, 두 번째주 화요일 조찬 형태로 분야별 명사를 초청해 문화경영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24일에는 중소기업의 기부를 통해 소외계층과 임직원들이 클래식 공연을 관람하는 ‘아름다운 중소기업 나눔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세종문화회관과 손잡고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이 유명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협력사업을 논의 중이다. 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중소기업 문화접대비 지원 사업’도 시작했다. 김 회장은 “거래처에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은 물론, 법인세 절감효과까지 있는 문화접대비 제도는 기업과 예술계 모두 윈윈하는 모델”이라며 “중소기업이 부담 없이 기부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처음 진행되는 이 사업은 중소기업의 문화접대비 중 일부(최대 100만원)를 지원한다. 다음달까지 참여 기업 신청을 받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