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부활을 이끌 1만5000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8척의 선박명이 순우리말로 확정됐다. 이 회사가 순우리말로 선박 이름을 지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상선(HMM)은 8일 ‘제573돌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컨테이너선 선명 공모전 결과를 사보를 통해 공개했다.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900여 개 선명이 접수된 이번 공모전에선 임직원 의견 청취와 임원진 투표 등을 거쳐 최종 8개가 선정됐다. ‘온 세상에 뜻을 펼치다’는 뜻의 순우리말인 ‘HMM 누리’와 세상의 중심이 된다는 의미의 ‘HMM 가온’, 용의 기상과 같이 날아오르다는 ‘HMM 미르’ 등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9월 2만3000TEU급 12척과 1만5000TEU급 8척 등 총 20척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에 발주했다. 선복(船腹·화물적재 공간)량을 확대해 운임을 낮춰 머스크(덴마크), MSC(스위스) 등 글로벌 해운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현대상선은 내년 4월부터 인도받는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유럽 노선에 투입한다. 이들 선박명은 운항 지역을 감안해 ‘HMM 함부르크’ 등 유럽 주요 도시명으로 지었다. 2021년 4월 인도받는 순우리말 선박인 1만5000TEU급 8척은 지난 7월 가입한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인 ‘디얼라이언스’와 협의해 미주 동안 등 신규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사진)은 “국적 선사의 자부심을 담은 순우리말 컨테이너선을 앞세워 한국 해운업 재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