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조합비 인상을 재추진한다. 지난 7월 대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된 지 3개월 만이다. 최근 5년(2014~2018년)간 누적 영업적자가 3조7000억원에 달하는 회사 노조가 세력 확장에만 혈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조합비 인상안을 상정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기존 기본급(184만8460원)의 1.2%인 조합비를 통상임금(388만5420원)의 1%로 인상할 방침이다. 가결될 경우 1인당 월평균 2만2182원이던 조합비가 3만8554원으로 74% 오른다.
노조는 5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 분할(법인 분할)에 반대해 주주총회장을 불법 점거하고 생산 활동을 방해하다가 회사로부터 92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분사와 정년 퇴직자 증가 등으로 1만8000명에 달했던 조합원이 1만400명으로 줄어들면서 조합비가 감소해 자금 압박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사이에선 “임금은 그대로인데 조합비를 올리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기본급을 동결하다가 지난해 2만2000원(호봉 승급분 별도) 인상했다. 현장조직인 미래희망노동자연대는 “쟁의예산 135억원과 일반예산 40억원 등 2년간 170억여원을 확보한 집행부의 조합비 인상안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7월 임시대의원대회 당시 조합비 인상안은 투표에 참가한 대의원 97명 중 60명(61.8%)만 찬성해 의결정족수 3분의 2(66.6%)에 못 미쳐 부결됐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