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로 시중은행들의 연간 수익이 2400억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 대출자산이 금리가 낮은 주택저당증권(MBS)으로 바뀌면서 수익이 줄어서다. 전문가들은 다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약 2주간의 신청기간을 거쳐 73조9000억원이 접수됐다. 기존의 공급 규모인 20조원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대출 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기존 공급 규모 20조원 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안심전환대출의 구조를 살펴보면 A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3억원을 가지고 있는 차주는 해당 은행 혹은 온라인을 통해 안심대출로 대환을 신청한다. 주택금융공사는 대환을 신청한 차주를 대상으로 올해 10~12월 중 순차적으로 대환을 실행한다.
이 때 A은행의 대출 자산이 주금공으로 넘어가게 된다. 주금공은 은행의 대출채권을 기초로 MBS를 발행하고 은행들은 해당 MBS를 기존 주담대가 대환된 만큼 사오게 된다.
기존 주담대와 MBS에서 금리 차이가 발생하면서 은행들의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구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안심대출로 은행들의 이익이 큰 폭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주담대와 MBS의 금리 차이는 대략 180bp(1bp=0.01%포인트) 수준이다. 판매·관리수수료 수입 50~60bp를 감안하면 실제 손익 영향은 120bp내외다. 안심대출 20조원 판매를 가정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이자 이익 감소 3600억원, 수수료이익 증가 1200억원 등을 합산해 약 2400억원 가량이 감익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들은 안심대출 판매 규모가 확대될수록 수익에 부정적"이라며 "이자이익 감소분을 따져보면 20조원 안심대출이 판매됐을 때 은행 평균적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약 1.6bp가 하락한다"라고 짚었다.
안심대출 이슈가 은행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심대출 규모가 은행업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새로운 규제 도입에 있어서 긍정적인 면도 존재해서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심대출 취급 규모는 2분기 말 기준 은행업종 주담대 대비 3.9% 수준으로 시중은행 원화대출 자산 2%미만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봤다.
또한 "내년에 시행되는 예대율 규제는 가계대출 반영 비중이 높은데 안심대출로 가계대출이 줄어들면서 예대율 산정에 유리할 것"이라며 "은행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신잔액기준 코픽스 도입 등 은행의 순이자마진 하락 유도 정책이 은행 수익성 훼손에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