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더 글로벌 해져야 디지털 전환 성공할 수 있어"

입력 2019-10-06 20:16
수정 2019-10-07 02:11
"한국은 기술과 인재, 경제를 발전시킨 경험을 갖추고 있는 훌륭한 시장입니다. 디지털 전환기를 한국이 주도하려면 시각을 좀 더 해외로 넓혀 도전해야 합니다.”

에릭 리제 슈나이더 일렉트릭 마케팅 담당 수석부사장(사진)은 지난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이 갖고 있는 에너지에 비해 시야가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며 “10년 전 대학, 기업, 정부, 중소기업, 대기업 등 모두가 한국의 성공을 글로벌화하자던 열기를 다시 한번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836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183주년을 맞았다. 제철, 중장비 공장으로 시작해 2000년대 들어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를 실현하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리제 부사장은 자사의 특화된 자동화 플랫폼을 ‘에코스트럭처’라고 소개했다. 커넥티드 프로덕트(Connected Product), 엣지컨트롤(Edge Control), 앱 & 분석 및 서비스 3단계로 구성해 에너지 관리와 공정 최적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에코스트럭처는 차단기, 인버터, 계전기, 드라이브 등의 하드웨어에 센서를 달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죠. 문제가 생기면 담당자의 모바일 장치를 통해서 원격으로 알람을 전달합니다. 이런 정보를 클라우드에 올리고 분석해 전문가들의 서비스를 제공하죠.”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2015년부터 ‘라이프 이즈 온(Life is On)’을 브랜드전략으로 내걸었다. 에너지 관리의 자동화, 효율화로 언제 어디서나 에너지를 누릴 수 있게 해 풍요로운 삶을 추구한다는 비전이다.

리제 부사장은 슈나이더 일렉트릭 내 대표적인 ‘지한파’다. 2008년부터 5년간 한국 지사장을 지냈다. 그는 “한국 시장은 슈나이더 일렉트릭에 가장 중요한 시장이며 허브”라고 강조했다. 교육 수준이 높고 혁신적인 인재가 많은데다 세계 최초 5세대(5G) 통신이 상용화돼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기 알맞은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한국 인재들을 해외 지사에서 활용하는데도 적극적이다. 한국지사로 입사한 직원들은 홍콩, 영국, 필리핀, 호주, 베트남 등 각지에 파견돼 근무하고 있다.

리제 부사장은 “디지털 전환이 성공적으로 구현되려면 리더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우리 회사를 통해 한국 인재들의 시야가 세계로 넓어지고 이들이 다시 한국에 기여하면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한국이 함께 성장하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