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업계 '구스 전쟁'…더 가볍고 포근하게

입력 2019-10-06 18:18
수정 2019-10-07 10:09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를 맞아 ‘구스(거위털) 이불 전쟁’이 본격 시작됐다. 알레르망 이브자리 세사리빙 등 국내 주요 이불업체들은 가을·겨울(F/W) 신상품으로 구스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구스는 솜이나 오리털 등 다른 내장재보다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 호텔처럼 침실을 꾸미는 ‘호텔 침대’와 ‘호텔 침구’가 유행하면서 호텔에서 주로 쓰는 구스 침구가 관심을 끌고 있다. 구스 이불은 예비부부가 꼭 장만해야 하는 혼수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알레르망 등 구스 이불 출시

알레르망은 최고급 폴란드산 구스 이불인 ‘그레디 구스 차렵’을 신제품으로 내놨다. 폴란드산 구스는 시베리아산, 헝가리산과 함께 세계 3대 구스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최장 5년간 작은 농가에서 사육한 폴란드산 마더구스(암컷 거위)의 가슴 부위 솜털을 사용했다. 마더구스는 식용이 아니라 알을 낳기 위해서만 사육되는 거위다. 폴란드산 마더구스에서 채집된 털은 업계에서는 최상급으로 통용된다. 필파워(충전재가 압축됐다가 다시 부풀어 오르는 복원력) 수치가 약 950~1000FP다. 알레르망 관계자는 “1년에 약 3000~4000㎏밖에 생산되지 않는 귀한 소재”라며 “약 10%에 해당하는 양을 수입해 구스 이불 300개를 한정판으로 공급 중”이라고 말했다.

이브자리도 폴란드산 구스를 사용한 ‘프리미엄 클라우드 구스’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폴란드산 구스 솜털(다운) 95%와 깃털(페더) 5%로 구성돼 있다. 필파워는 1000FP다. 조밀한 직조 방법인 ‘다운프루프 가공법’을 적용해 깃털 빠짐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스노우 구스다운’은 헝가리산 구스를 적용한 제품. 친환경 소재인 면과 모달(너도밤나무 추출물)로 만든 커버를 씌웠다.

‘구스 침구의 대중화’를 노리고 있는 세사리빙 역시 가성비가 좋은 구스 침구 ‘네트’를 출시했다. 폴란드산 구스 솜털 90%가 함유된 이 제품은 이중봉제를 통해 털 빠짐과 쏠림 현상을 최대한 줄였다. 겉감은 알레르기 방지 기능성 원단을 사용해 집먼지와 진드기를 차단해 준다.

솜털 함유량·필파워 등 따져야

업계에서는 구스 이불을 사기 전 꼭 살펴봐야 할 것으로 구스 솜털 함유량, 필파워, 털의 원산지 등을 꼽는다. 구스 이불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구스 솜털 비율이다. 구스 솜털은 함유량을 조금만 늘려도 가격이 올라간다. 솜털 비율이 높을수록 이불은 가벼워지고 보온성도 높아져서다. 구스 솜털은 수분에 대한 흡·발산성도 좋아 자면서 흘린 땀도 흡수해 준다. 일반적으로 구스 솜털이 80% 이상 들어 있으면 ‘좋은 구스 이불’로 간주한다.

원산지도 중요하다. 추운 지방에서 자란 거위일수록 털이 발달한다. 폴란드 헝가리 시베리아산 구스가 비싼 이유는 찬 바람을 맞으며 사육돼 가슴털 크기가 크고 보온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필파워도 체크 항목이다. 필파워가 600FP 이상이면 양질, 800FP 이상이면 고급으로 평가받는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