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이춘재의 여죄를 묻는다.
5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악마의 얼굴-화성연쇄살인사건 2부'라는 타이틀로 화성연쇄살인 사건 외에 이춘재가 용의자인 사건들을 소개한다. 지난주 1부에 이어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진 이춘재의 여죄와 그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추적한다.
지난 9월 19일, 경찰은 사건 발생 33년 만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특정됐다고 발표했다. 4차, 5차, 7차, 9차 사건 피해자의 유류품에서 체취한 DNA와 일치한 용의자는 지난 94년 처제를 살인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이춘재였다.
초기 조사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던 이춘재는 9차례의 대면조사 끝에 자신이 그동안 저지른 모든 죄를 털어놨다. 그의 자백은 충격적이었다. 모방범죄인 8차를 제외한 아홉 차례의 화성연쇄살인사건은 물론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5건의 미해결 살인 사건과 30여 건의 성범죄도 자신의 범행이라고 진술했기 때문.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있기 전, 인근 지역에서 발생된 유사강간사건을 정리한 ‘동일수법비교표’를 최초로 공개한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그동안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의 또 다른 여죄를 취재해왔다. 이춘재의 자백을 통해 추가로 밝혀진 살인사건은 화성 일대에서 3건, 청주 지역에서 2건이었다. 그동안 주목했던 사건 파일 속에 이춘재의 여죄들이 포함되었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제작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이건 화성 연쇄살인에 중간에 끼워놔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같은 맥락으로 관찰이 된다"면서 다른 살인사건들에 대해서도 이춘재를 용의자로 꼽았다.
지난 1988년 12월, 수원 화서역 근처 논두렁에서 얼굴에는 점퍼가 덮어져 있고, 손은 스타킹으로 결박된 한 여학생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여학생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황량한 논바닥에 쌓여있던 볏짚단 속이었고 이춘재의 집에서 불과 10킬로미터 떨어진 장소였다. 1년 5개월 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6차와 7차 사건 사이에 벌어진 이 사건을 본 전문가들은 수원 화서역 살인사건 또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청주에서 발생한 처제살인사건과 2건의 미해결 강간살인사건에서 범인의 시그니쳐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재의 고등학교 동창은 그에 대해 "투명 인간 같았다"며 "한 마디도 안 해서 걔 목소리도 몰랐다"고 기억했다.
제작진은 이춘재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이웃부터 학창 시절을 기억하는 동창, 군대 동기, 교도소에서 함께 수감생활을 했던 재소자까지 10명이 넘는 지인으로부터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평소 조용하고 모범적이었던 "우리 춘재가 절대 연쇄살인범일 리가 없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사건이 알려지고 그가 범인임이 확인되자 몇몇 지인은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게 있다"라고 말하며 기억하는 에피소드를 제작진에게 밝혔다. 평소 과묵하고 말이 없는 그의 이춘재의 진짜 모습이 무엇일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 10분 방송 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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