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제복합소재 전시회(JEC Asia 2019)’가 열린다. 국내에서 열리는 전시회로선 세 번째다. 이번 전시회에선 국내외 기업 250여 개가 각종 소재와 부품 및 완제품을 전시한다. 복합소재는 항공기 자동차 선박 레저 스포츠용품 등으로 사용처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할 수 있는 중요한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대해 알아본다.
작년 3월 프랑스 파리 노르빌팽트전시장에서 ‘2018 국제복합소재 전시회(JEC WORLD)’가 열렸다. 관람객의 눈길을 가장 많이 끈 제품은 플라잉카인 에어로모빌이었다. 대형 디스플레이에선 이 차가 하늘을 나는 동영상이 소개되고 있었다. 도로를 달리다가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는 차다. 도로 주행 시엔 크기가 길이 5.9m, 폭 2.2m, 높이 1.5m지만 날개를 펴면 폭이 8.8m로 커진다. 전시장에서 만난 스테판 바도츠 에어로모빌 최고고객책임자(CCO)는 “이 제품은 자동차와 비행기의 완벽한 하모니”라고 말했다.
이 전시회에선 가오리자동차와 초경량항공기도 선을 보였다. 가오리 모양의 태양전지자동차는 무게가 380㎏에 불과하지만 5명을 태운 채 시속 130㎞로 달릴 수 있다. 프랑스 엘릭시르항공의 초경량항공기는 무게가 265㎏인데도 두 명을 태우고 거뜬히 날 수 있다.
이들 3개사의 특징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라는 점이다. 에어로모빌은 슬로바키아에 있는 창업기업이다. 엘릭시르항공은 프랑스, 가오리자동차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공대 학생들이 세운 스타트업이다. 창업기업이 뛰어들 좋은 분야가 복합소재 관련 사업이다.
이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가볍고 튼튼한 복합소재 특성에서 비롯된다. 복합소재는 두 가지 이상의 재료를 사용한 소재다. 대표적인 게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이다. 무게가 강철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에 이른다. 이런 특성 덕분에 경량화가 필수적인 항공기와 자동차는 물론 각 분야로 사용처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혁신제품은 이같이 아이디어와 기술, 소재혁명이 결합돼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코오롱 효성 도레이 등 250여 개 업체 참가
11월 13일부터 열리는 복합소재 전시회에 참가하는 주요업체는 코오롱, 효성, 한국카본, 한화첨단소재, 삼양사, 켐트랜드, 도레이첨단소재, 아케마, 쇼마라 등이다. 탄소섬유 유리섬유 등 다양한 소재와 이들로 제작한 부품 및 완제품을 선보인다. 항공기 자동차 선박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처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제품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이번 전시회의 한국 홍보 및 대행 업무를 맡고 있는 프로모살롱코리아의 김선의 대표는 “기존 업체들의 제품도 중요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선 이노베이션 플래닛과 스타트업 부스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노베이션 플래닛은 혁신제품을 모아놓은 공간이다. 혁신제품은 무료로 전시된다.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이노베이션 어워즈 수상작들은 내년 파리 복합소재 전시회(JEC World 2020)에서도 소개된다. 작년 전시회에선 55개의 혁신제품이 선을 보였다.
미래자동차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도
복합소재 시장의 최신 기술적 변화와 혁신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 콘퍼런스의 주제는 국제탄소페스티벌, 오토모티브, 모빌리티의 미래, 항공학 등이다. 미래자동차 전시회 및 심포지엄인 ‘eMove360°’도 함께 열린다. 이 행사에선 미래차와 더불어 이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이 소개될 예정이다.
복합소재전시회 주최사인 프랑스 JEC그룹은 세계 복합소재 시장이 연 5% 정도 성장해 2021년에는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항공기 건축자재 스포츠용품 등의 시장이 성장하고, 지역별로는 아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리크 피에르장 JEC그룹 대표는 “탄소섬유를 비롯한 복합소재는 한국에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며 “미래차에서도 복합소재 사용이 늘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이와 관련한 제품 개발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