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두 배 커진 젤리 시장…프랜차이즈·편의점도 '군침'

입력 2019-10-02 17:24
수정 2019-10-03 00:50
탁구공만한 파란색 ‘지구 젤리’, 흰자위에 핏발을 그려넣은 듯한 ‘눈알 젤리’. ‘간식 좀 먹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싸템으로 꼽히는 메뉴다. 독일 젤리 회사 트롤리에서 나온 이 제품은 해외 직구 대행 사이트나 수입과자 가게에서 꾸준히 팔린 베스트셀러. 급식왕 같은 유명 유튜버들이 먹방에 올려 찾는 사람은 더 많아졌다. 지구젤리는 지난달 27일 편의점 GS25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지 나흘 만에 70만 개가 팔렸다. 젤리 시장이 커지고 있다. 전문 프랜차이즈가 등장하고, 제과업체들은 젤리 전문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앙증맞은 디자인으로 2030도 즐겨 찾아

서울 홍대에 있는 해피필즈는 유치원생부터 직장인들까지 두루 찾아오는 젤리 가게다. 매장을 약국처럼 꾸미고 젤리를 약봉지에 담아 판다. 달팽이모양 젤리, 장미꽃 모양 젤리 등 시중에선 찾기 힘든 디자인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다. 알록달록한 젤리 60여 종을 투명한 병에 소비자가 직접 담아 구매한다.

해피필즈 관계자는 “젤리의 귀여운 모양새와 말랑한 촉감 때문에 어린이뿐 아니라 ‘키덜트족’도 많이 찾아온다”며 “BMW와 제이에스티나에서도 고객 사은품으로 젤리 패키지를 주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해피필즈는 2015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1호점을 연 이후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점 등 총 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젤리는 편의점에서도 잘나간다. GS25에 따르면 2017년까지 판매액은 껌-캔디-젤리 순이었다. 지난해 젤리는 캔디와 껌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올 들어 9월까지 GS25에서 젤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6% 늘었다.

제과업계 1·2위 젤리 브랜드도 내놔

업계는 국내 젤리 시장 규모를 2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2015년 1000억원 수준에서 3년 만에 두 배로 커졌다. 젤리 생산액도 같은 기간 2.5배 이상 증가했다.

식품업계는 젤리사업을 키우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달 여러 젤리 브랜드를 ‘오리온젤리’로 통합했다. 마이구미, 왕꿈틀이 등 젤리 제품은 같은 브랜드의 통일된 디자인 패키지로 만들 계획이다. 오리온은 “연간 500억원인 젤리 매출을 1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롯데제과도 지난해 젤리 브랜드 ‘젤리셔스’를 선보였다. 2016년 출시한 ‘요구르트젤리’가 2년 만에 연간 판매량 1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죠스바 젤리’ ‘수박바 젤리’ 등이 인기를 끌자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광동제약, 동아제약 등 제약사들도 비타500젤리, 박카스맛 젤리를 출시하면서 이 시장에 진출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