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장남 이어 홍정욱 딸도…마약밀반입 공항에서 적발

입력 2019-09-30 18:36
수정 2019-09-30 18:38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딸이 미국에서 변종 대마를 밀반입하려다 공항에서 적발됐지만 구속은 면했다.

이진석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홍 전 의원의 딸 홍모(18)양에 대해 "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며 "초범으로 소년인 점 등도 고려했다"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홍 양은 지난 27일 오후 5시40분쯤 미국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카트리지형 액상대마 등 마약을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 양은 마약을 자신의 여행용 가방과 옷 주머니에 나눠 숨겨 들어오려다 세관 엑스레이 검색에서 적발됐다. 공항세관은 홍 양을 붙잡아 곧바로 검찰에 인계했다.

홍 양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미성년자인 홍 양이 마약을 밀반입한 경위에 대해 검찰은 "판매 보다는 자신이 투약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정욱 전 의원은 최근까지 헤럴드경제 회장을 역임했다. 자서전 '7막7장'으로도 유명하다.

미국 유학파 출신인 홍 전 의원은 '7막7장'을 통해 "고교시절 마약을 권유받았다"며 "언젠가 밝힌 바 있지만 나는 사실 마리화나를 입에 대기는 했지만 피운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언론인이었던 홍정욱 전 의원은 2008년 노원구 병 선거구의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시 진보신당의 후보였던 노회찬을 꺾고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국회의원 임기를 마친 이후 사업에 집중해왔다. 프랜차이즈 커피숍 스타벅스에도 납품하는 식품 유통 회사인 올가니카 대표를 맡으면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되기도 했으나 당시 출마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 9일 "저는 기업인"이라면서도 "내외 경제가 퍼펙트스톰을 향해 치닫는 요즘, 매일 정쟁으로 시작해 정쟁으로 끝나는 현실을 보며 대체 소는 누가 키우고 있는지 진심으로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현해 정계에 다시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딸이 마약 밀반입 행각이 적발돼 조사를 받게 되면서 홍정욱 전 의원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사회 고위층 인사의 자제가 미국에서 변종 마약을 밀반입하다 적발된 건 홍정욱 전 의원의 딸이 처음은 아니다. 이달 초에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씨가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를 밀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됐다.

이후 검찰이 이 씨를 즉각 구속하지 않자, "재벌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빚어졌고, 이 씨는 심적 고통을 호소하며 검찰에 스스로 체포를 요청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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