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보험료 급증…준조세 139兆 육박

입력 2019-09-30 17:11
수정 2019-10-01 01:34
한국 국민이 세금을 제외하고 내는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준조세 부담액이 조세 총액의 40%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준조세를 광의와 협의의 개념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2017년 기준 광의의 준조세는 138조6000억원으로 전년(131조8000억원)보다 5.2% 증가했다고 30일 발표했다. 광의의 준조세는 세금 외에 국민이 강제적으로 지게 되는 모든 금전적 부담을 뜻한다. 법정 부담금 총액과 사회보험 총액, 기업의 비자발적 기부금, 사용료·수수료 총액, 벌금 총액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광의의 준조세 규모는 2017년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7.5%, 조세 총액의 40.1% 수준이었다. 건강보험료 총액이 50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36.4%를 차지했다. 국민연금은 39조6000억원으로 28.6% 수준이었다. 여기에 고용·산재보험까지 합한 4대 사회보험 총액은 108조8000억원으로 78.5%에 달했다.

협의의 준조세는 2017년 기준 58조3000억원으로 전년(55조5000억원)보다 5.1% 증가했다. 협의의 준조세는 사회보험 가입자 부담분과 사용료·수수료, 벌금 등은 제외한 것으로 대부분 기업 부담분이다. 기업의 건강보험 부담분이 21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36.4%를 차지했다. 국민연금 부담분은 17조6000억원으로 30.2%였다. 4대 보험의 기업 부담분 총액은 52조4000억원으로 89.9%였다.

한경연은 광의의 준조세는 법인세의 2.3배, 소득세의 1.8배 수준으로 기업과 국민이 세금 외에 큰 금전 부담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의의 준조세(58조3000억원)도 같은 기간 전체 기업 당기순이익 188조7000억원의 31% 수준이었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준조세 증가의 주요 원인은 4대 보험료 상승”이라며 “복지 수요가 늘면서 준조세가 급증해 국민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