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예고했다. 일본 불매운동 반사이익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맥주 부문 매출액이 급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판매가 급중한 신제품 '테라' 덕에 내년 맥주사업이 흑자를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말과 비교해 20.68%나 상승했다.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은 하이트진로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495억원, 48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 대비 65.2%나 대폭 증가한 수준이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주는 신제품 진로이즈백 판매 호조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반사 수혜로 점유율이 60%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격 인상 효과에 따라 매출 14.3%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며, 맥주는 수입 맥주와 필라이트 판매 부진을 테라 판매 호조가 상쇄하면서 매출 5.7%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도 "신제품 판매호조와 비용 절감이 주 요인이지만, 한일관계 악화에 대한 반사수혜도 존재한다"며 "맥주부문은 신제품 테라 판매 호조와 가동률 상승에 따라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은 테라 매출액이 2분기 377억원에서 3분기 676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7월부터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하면서 반사 이익을 봤는 분석이다. 실제로 7월 이후 일본 맥주 수입은 감소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22만3000달러(약 2억6000만원)로 전년 동월 대비 97%나 급감했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엔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000달러(약 52억2300만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감소했다. 일본 맥주는 국내에서 2009년 1월 수입 맥주 1위에 오른 뒤 올해 6월까지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이처럼 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내년 맥주 사업이 흑자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사업은 2013년 영업이익 478억원을 기록한 후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올해도 신제품 테라 판매촉진비와 판매장려금 등 비용 투입이 많아 적자를 기록하겠지만, 내년엔 올해 만큼의 비용 투입 없이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맥주 사업도 긍정적이다. 3분기 맥주 가동률은 60%에 육박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해소되는 국면이라는 점에서다. 4분기엔 맥주 가격 인상 모멘텀(동력)도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증권가는 하이트진로의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2만7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업종 내 톱픽(최선호주) 의견도 유지했다.
조상훈 연구원은 "맥주 사업 특성상 고정비 비중이 높아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4분기 맥주 가격 인상 모멘텀 등을 고려하면 장기 주가 상승의 초입"이라고 판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