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환경, 노령화, 윤리 경영에 대해 고민 없이 많은 이익을 창출하기만 하면 좋은 경영자로 평가받았습니다. 이제는 통섭과 융합의 소양을 갖춘 경영자를 요구하고 있으며, 경영교육도 이에 맞춰 변화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한누 세리스토 알토대 부총장의 교육 지론이다. 알토대는 핀란드의 경제, 문화, 산업을 선도하는 헬싱키경제대, 헬싱키공과대, 헬싱키예술디자인대 3개 대학이 통합해 세운 학교다. 핀란드 정부는 미래에는 다양한 분야의 융합과 협업능력이 인재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판단해 알토대를 세웠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혁신은 다양한 학문 간 교차를 통해 나타난다”며 알토대를 혁신 사례로 분석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해외 MBA 취득
알토대의 융합 교육 정신을 이어받은 ‘알토대 EMBA(이그제큐티브 MBA) 인 서울’ 과정은 1995년 국내에 처음으로 개설됐다. 올해로 25년째를 맞았다. 이 과정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aSSIST·총장 김태현)과 핀란드 알토대가 함께 운영한다. 국내에 개설된 수많은 EMBA 중 유일하게 졸업생 전원이 국내와 유럽 명문대 정규 석사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다.
알토대 EMBA는 국내 EMBA 프로그램 중 기간이 가장 짧다. 1년 반 동안 수업을 듣고, 7월 말 여름휴가 기간을 이용해 핀란드에서 2주간 교육을 마치면 국내 MBA와 알토대 EMBA 학위를 모두 취득할 수 있다. 국내에서 수료한 학점을 핀란드 알토대 본교 EMBA 취득을 위한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주말에만 수업이 이뤄진다는 것도 시간 여유가 없는 직장인에게 큰 장점이다. 재학생은 영어 실력에 따라 한국어·영어 혼용 클래스(강북캠퍼스)와 100% 영어(강남캠퍼스)로 수업하는 클래스 중 선택할 수 있다.
지난 2월 기준 한국에서 MBA 학위를 받은 졸업생은 3997명으로 집계됐다. 핀란드 싱가포르 대만 이란 등에서 동일한 MBA 학위를 받은 글로벌 졸업생을 합치면 1만5000여 명에 달한다. 졸업생인 전민아 콘티넨탈코리아 이사는 “브랜딩·마케팅의 권위자인 번트 슈미트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의 강의가 기억에 남는다”며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를 서로 다른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동기들과 조별 과제로 공부하면서 부족한 식견과 견문을 넓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 세계 경영대학 3대 인증 획득
알토대 EMBA는 글로벌 경영대 MBA 검증 기준인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 ‘유럽교육수준향상시스템(EQUIS)’ ‘MBA협의회(AMBA)’ 등의 인증을 받은 프로그램이다. 3대 인증을 모두 획득한 곳은 세계 경영대학 중 0.5%인 95개 대학뿐이다. 국내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획득한 프로그램은 알토대 EMBA 프로그램이 유일하다.
알토대 EMBA는 핀란드 알토대 본교의 교수 운영체계인 ‘오픈 플랫폼’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온 점도 특징이다. 오픈 플랫폼은 소속 대학 구분 없이 분야별 최고의 석학을 초빙해 강의하는 방식이다. 알토대의 ‘스타트업 사우나’ ‘디자인 팩토리’ 등 창업 지원(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도 교육 과정에 도입했다.
알토대 EMBA는 국내 정규 단일 MBA 기준으로 최대 규모(3997명)의 동문 네트워크를 갖췄다. 마이크로소프트,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등 다국적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 LG, KB 등 국내 대표 기업 등에 재직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권봉석 LG전자 사장,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대표,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신현석 SK C&C 플랫폼 오퍼레이션 그룹장 등이 있다.
알토대 EMBA 담당 팀장은 “작년에 이어 한국 25주년 기념으로 핀란드 알토대와 함께하는 총동창회 정기모임, 헬스케어 정보기술(IT) 산업별 동문모임 외에 매달 진행되는 여러 소모임을 통해 동문 간 활발한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동문모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토대 EMBA는 현재 2020학년도 봄학기(3월) 신입생 모집을 위한 입학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25주년 기념 특별장학금이 제공되는 ‘얼리액션(Early Action)’ 입학전형은 10월 말까지다. 페카 마틸라 알토대 경영대학원 학장이 방한해 특별강연과 함께하는 입학설명회는 오는 15일 오후 7시 강남노보텔에서 열린다. 입학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강남, 강북 지역 소규모 상담도 열릴 예정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