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과정에도 거센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여성 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나고, 전문성을 갖추길 원하는 여성 인재가 증가하면서 일어난 변화다.
지난달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좌담회에 참석한 MBA 졸업생들은 “최근 MBA 과정에 여학생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김지현 EY한영 시니어 컨설턴트는 “우리 기수는 30명의 수강생 중 9명이 여자였다”며 “올해 입학한 기수는 여성 비율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희 디코드 대표는 “최근 주요 대학 MBA 과정 수강생의 여성 비율은 보통 30% 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한은정 듀폰코리아 부장은 “MBA 과정을 통해 여자로서 부족했던 다양성을 포용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 부장은 “남자들이 군대에서 여러 종류의 사람과 함께 생활하며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을 거쳤다면 MBA 과정에서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MBA가 업무 역량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은필 카카오 대외정책팀 부장도 MBA 과정을 통해 배운 다양성의 가치를 강조했다. 최 부장은 “학교는 직업과 나이, 출신, 성별 등이 다른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사회”라며 “MBA 과정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졌을 때 효율이 배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컨설턴트는 “MBA 과정을 통해 쌓은 전문성이 여성으로서 큰 경쟁력이자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회사의 주요 보직을 업무 전문성을 갖춘 여성이 차지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MBA 학위가 업무 전문성과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