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박경옥 씨가 본 남편 서정진 "누구보다 자기관리 철저한 남편…고군분투해온 모습에 존경심"

입력 2019-09-27 17:21
수정 2019-09-28 01:48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주변 사람들은 그의 성공 비결로 부인을 꼽는다. 부인 박경옥 씨(사진)는 2006년 초 교직을 떠나 셀트리온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사회공헌 활동뿐만 아니라 회사 안팎의 살림을 챙기고 있다. 박 이사장은 회사 규모가 커지기 전인 2015년까지 1년에 두 번 부서별로 팀장들과 미팅을 하며 임직원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적극적인 ‘외조’로 신생 기업이던 셀트리온그룹이 자리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박 이사장은 27일 시상식 직후 기자와 만나 “그때 만났던 팀장들이 지금 본부장급으로 성장해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창업 초기 시스템이 체계화되지 않은 신생 기업이었는데 이렇게 성장해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셀트리온의 창업에도 크게 공헌했다. 서 회장이 실업자가 됐을 때 그가 알뜰살뜰 모은 종잣돈 5000만원을 선뜻 건네지 않았다면 지금의 셀트리온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박 이사장은 서 회장이 아무리 늦게 귀가해도 회사일과 관련해서는 한 번도 불만을 드러낸 일이 없다. “남편은 밤 10시 전 집에 온 적이 없을 정도로 몸이 부서져라 일했어요. 퇴근하고 오면 발은 퉁퉁 부어 있고 입에서 단내가 났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데 돕지 않을 아내는 없을 겁니다.”

박 이사장은 ‘램시마’의 유럽 허가를 기다리던 2013년을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회고했다. 그는 “말은 안 했지만 혼자 고군분투하는 남편의 모습을 지켜보며 존경심을 느꼈다”고 했다. 서 회장은 신체포기 각서를 쓰고 사채를 빌리면서도 가족에게 이야기한 적이 없다. 술에 취해 집에 온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라고 그는 말했다. “남편은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 월급을 한 번도 밀리지 않게 했을 정도로 책임감이 강한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버텨준 남편과 믿고 따라준 셀트리온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