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특허침해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제소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3일 LG화학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낸 데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양사 최고경영자(CEO) 회동 이후 갈등이 더 악화되는 분위기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과 SK이노베이션 전지사업 미국법인을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 제소했다고 27일 발표했다. LG화학은 “미국에서 판매 중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을 분석한 결과 2차전지 핵심 소재와 관련한 미국 특허 3건, 양극재 관련 미국 특허 2건 등 5건의 특허를 심각하게 침해해 부당 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특허들은 ‘원천특허’에 해당해 사실상 회피설계(특허권을 피해 설계하는 것)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ITC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 모듈, 팩, 소재, 부품 등의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를 요청했다. 또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는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두 회사 간 소송전은 LG화학이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ITC 등에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SK이노베이션은 두 달 뒤 LG화학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이달 초엔 ITC와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6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이 만났지만 별다른 성과는 내지 못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