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27일(15:3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가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A급(신용등급 A-~A+) 회사채가 미매각난 것은 지난해 9월 KDB생명보험 후순위채 이후 1년 만이다. 실적 개선 가능성을 내비쳤음에도 여전히 큰 재무적 부담에 투자자들이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가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최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500억원의 매수주문만 들어오는 데 그쳤다. 2017년에 이어 두 차례 연속 회사채 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 팔리지 않은 채권 물량은 발행 주관 및 인수를 맡은 증권사들이 나눠 사들일 예정이다.
재무구조 악화 우려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파라다이스는 5년간 파라다이스시티 건설과 마케팅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대폭 증가했다. 2014년 말 804억원이던 총 차입금이 올해 6월 말 1조2178억원까지 불어났다. 현재 진행 중인 서울 장충동 사옥 신증축에 3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임을 고려하면 차입 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수익성도 갈수록 악화됐다. 2017년 순손실 399억원을 낸 이후 2년 넘게 적자를 쌓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21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 유지, 사드(고고도 미상일방어체계) 배치 등으로 핵심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여파가 컸다. 카지노 칩 구매금액인 드롭액(6230억원)이 지난달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실적 개선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보수적인 채권시장 투자심리에 변화를 주진 못했다는 평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