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15살 연상 직장 상사가 불쑥 고백을 해 온다면 어떻게 거절해야 할까.
A 씨는 올해 취업에 성공한 신입사원이다. 작은 회사였지만 경력을 쌓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일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최근 직장 상사가 "마음에 든다"고 고백을 하면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A 씨에게 고백을 한 직장 상사는 15살 연상이다. 대표와 친분으로 A 씨의 회사에 온 만큼 사내에서 실세로 꼽히던 인물이었다.
아직 모든 것이 서툴렀던 A 씨에게 직장상사는 친절하게 대해줬다. 그러다 회식이 끝난 후 A 씨에게 "마음에 든다"며 "진지하게 만나볼 수 있겠냐"고 고백을 해왔다.
A 씨는 온라인에 "좀 친절하다곤 생각했는데, 갑자기 사귀자고 해서 당혹스럽다"며 "당연히 거절은 하는데, 어떻게 해야 기분나쁘지 않게 할 수 있겠냐"고 조언을 구했다.
글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15살 어린 여자에게 고백을 하는 상사는 정상이 아니다"면서 "거절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에 말하지 못한 남자친구가 있다고 해라", "긴 설명 없이 '죄송하다'고 거절해야 한다", "'연하가 좋다'고 하라" 등 다양한 조언이 이어졌다.
하지면 몇몇은 "잘못 처리하면 회사생활 피곤해진다"며 "만나기 전에 꼭 휴대폰 녹음기능 켜놓고 당분간 모든 통화 내용을 녹취하고, 문자도 캡처해 놓아야 한다", "다른 직장 상사에게 '괴롭다'고 말하라" 등의 의견을 건넸다.
나이와 회사 내 직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고백하는 상사의 행동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고백받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다는 의견도 줄을 이뤘다.
비슷한 경험담을 털어놓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나도 25살 연상 유부남 상사가 고백해서 자괴감들었다. 내가 만만한가 싶고. 그런 말을 듣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쁠텐데 잘 견뎌라"라고 적었고, 또 다른 네티즌도 "13살 연상이 3번이나 고백해서 힘들었다. 무조건 철벽치며 거절해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저런 사람일수록 확실하게 말해야 한다"고 주장한 한 네티즌은 "딸도 있는 상사가 손잡고 고백하길래 '부장님 따님이 커서 이런 일 당한다고 생각해 보시라. 기분 좋으시겠냐'고 말했더니 그제서야 사과했다. 본인도 창피한 거 아니까 이렇게 말해도 큰 일 안생긴다"면서 A 씨를 응원했다.
실제로 직장 상사가 나이 어린 직원에게 일방적으로 고백을 하며 감정을 강요하는 건 성희롱으로 판단된다. 고백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업무로 불이익을 준다면 직장내 괴롭힘으로도 신고가 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여성민우회 일고민상담실의 2016년 상담사례집을 보면 전체 상담 391건 가운데 79%(309건)가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특히 신입 여직원에게 연애를 하자는 직장 상사가 성희롱 가해자로 반복되는 패턴이 보였다.
상담사례에서도 상사의 성적 제안을 거부하자 업무에 대해 꼬투리를 잡으며 적대적으로 대하거나, 평가를 낮게 주고, 퇴사하라고 강요하는 등 불이익이 주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거절했는데도 집적거리는 언행이 지속되거나 불이익을 준다면, 결국 회사나 외부기관에 신고하게 되고 성희롱 사건으로 다뤄진다.
또한 올해 7월 16일부터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실행되면서 직장 내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서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할 경우 징계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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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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