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온라인몰 고객 4만9000명의 계정이 해킹당해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조사에 착수했다. 홈플러스는 "자사의 고객정보가 해커에게 직접 유출되지 않았다"며 고객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상의 특정인이 2017년 10월 17일부터 지난해 10월 1일까지 홈플러스 온라인몰에 4만9000명의 계정으로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다른 사람의 계정으로 접속하는 것 자체가 개인정보 유출에 해당한다는 게 변 의원의 설명이다.
해킹 목적은 '포인트 탈취'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해커로 추정되는 이가 홈플러스 가입자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취득해 부정 로그인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전날 KISA와 함께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고 변 의원이 전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일 한 고객이 '포인트가 적립되지 않았다'는 민원을 제기하자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 의원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유출 사실을 인지한 지 엿새가 지났음에도 이용자에게 개인정보 유출과 포인트 탈취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고, 이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
정보통신망법 제27조의3에 따르면 서비스 제공자는 개인정보의 유출 사실을 인지하면 지체 없이 모든 사항을 이용자에게 알리고 방통위 또는 KISA에 해당 내용을 신고하게 되어있다.
변 의원은 "홈플러스가 무려 2년 동안 사태를 인지하지 못한 것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내팽개친 것이나 다름없다"며 "2011년 개인정보 장사로 곤욕을 치른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 유출과 재산상의 피해 사실을 고객들에게 6일 동안 은폐한 것 역시 무책임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또 "방통위와 KISA는 알려진 사실 이외에 추가 피해가 없는지 신속하고 철저하게 조사해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이에 대해 "사건 인지 직후 신속히 사태를 파악하고 KISA에 신고했고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피해고객에게는 KISA 신고 당일 패스워드를 초기화하고 새 비밀번호를 사용하도록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로 개별 안내했다"고 밝혔다.
또 내부적으로 개인정보처리시스템의 안전성을 외부 보안업체와 재검토했고,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고객이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즉시 일방향 암호화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기 때문에 홈플러스 시스템에서 비밀번호가 유출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피해자는 다른 사이트와 동일한 아이디 및 패스워드를 사용 중이던 4만9007명의 고객이라고 홈플러스는 전했다. OK캐쉬백 포인트 부정적립에 대한 전체 피해액은 총 400여 만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당사의 소비자 정보가 해커에게 직접 유출되지는 않았다"며 "피해 소비자의 패스워드를 즉시 초기화한 후 관련 내용을 즉각 안내했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