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탕정 공장에 약 13조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밀리고 있는 LCD(액정표시장치) 생산 라인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히는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24일 경제계와 충청남도 등에 따르면 삼성은 다음달 중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사업장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고위 관계자를 초청한 가운데 디스플레이 패널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확정하지 않았지만 투자 금액은 2025년까지 약 13조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의 LCD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QD-OLED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 투자 계획 발표 행사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QD-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한 종류다. OLED는 형광성 유기화합물에 전류가 흐르면 소자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를 의미한다. 기존의 LCD 제품과 비교해 색 재현력이 우수하다. 화면 뒤에 LED(발광다이오드) 백라이트(광원)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제품을 얇게 만드는 것은 물론 롤러블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다. 삼성이 개발하는 QD-OLED의 경우 적색·녹색·청색(RGB) 중에서 청색 소자를 광원으로 쓴다. 그 위에 빨간색과 초록색 QD 컬러 필터를 올려 색을 재현한다.
삼성이 QD-OLED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글로벌 LCD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8.5세대 LCD 생산라인의 절반을 가동 중단한 상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사업장에서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투자 계획과 관련해 삼성은 “아직까지 투자 계획과 일정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