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렌탈케어가 렌털업계의 ‘금녀(禁女) 영역’으로 통하는 엔지니어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여성인력을 공개 모집한다고 23일 밝혔다.
엔지니어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같은 렌털 제품을 설치하고 사후서비스(AS)를 전담하는 기술직종이다. 제품의 필터 교체, 고객 상담을 담당하는 관리 인력과 다르다. 관리 인력은 대부분 여성이다. 현대렌탈케어는 1000여 명의 서비스 인력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200명이 엔지니어다.
렌털업계에서 엔지니어 분야는 금녀 영역으로 불릴 정도로 여성 엔지니어를 찾기 힘들다. 전자제품 설치 및 시공 업무가 남성에게 더 적합하다는 선입견이 강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회사 외형이 커지면서 엔지니어 수요도 급격히 늘고 있다”며 “엔지니어 모집 공고를 내면 여성의 문의가 많아 시대 변화를 반영해 여성 엔지니어를 공개 모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40여 명의 엔지니어를 신규 모집할 예정으로, 이 중 여성을 우선 모집할 계획이다. 나이와 전공, 경력 여부에 제한이 없으며, 선발되면 엔지니어 양성 과정과 서비스 아카데미 등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전국 11개 서비스 사무소에 배치된다. 평균 월급이 300만~400만원이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렌탈케어는 이 같은 시도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생활가전제품의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 고객이 여성이어서 ‘여성 안심 설치’ 등 세심한 접근법이 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렌탈케어가 여성 엔지니어를 시범 선발해 현장에 투입해본 결과 주부들의 주방 동선을 배려해 정수기 제품을 설치하는 등 일 처리를 섬세하게 해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절차는 현대백화점그룹 모집 사이트와 현대렌탈케어 각 지역 사무소에서 이뤄진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