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으로 들어온 '키오스크'…처방전만 스캔하면 처방약 접수·결제 끝

입력 2019-09-23 16:12
수정 2019-09-23 16:13
패스트푸드 매장과 극장, 공항 등에서 널리 활용되는 무인주문 시스템 키오스크가 약국으로 들어왔다.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을 스캔하는 것만으로 처방약 신청이 끝난다. 결제 역시 키오스크를 통해 이뤄진다.

○비타민 등 의약외품도 노출

SK브로드밴드는 최근 의약품 마케팅업체인 온라인팜과 손잡고 약국 전용 키오스크 서비스 온키오스크를 선보였다. 약사나 접수원과 대면하지 않고 바코드 QR코드 등으로 처방전을 낼 수 있다. 신용카드 결제 후 출력된 영수증은 복약 매뉴얼 역할을 겸한다. 약사의 설명 없이도 어떻게 약을 복용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키오스크에 대한 약국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접수원 인건비가 부담스러웠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약국’이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도 약사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소비자로서도 나쁠 게 없다.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짧아진다. 약사의 자세한 복약지도를 희망하는 소비자들도 키오스크를 반긴다는 설명이다. 약사가 접수와 결제에 시간을 덜 빼앗기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복약지도에 투입할 수 있어서다.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역시 온키오스크를 선호한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세 종류의 외국어 중 골라 필요한 약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키오스크로 처방약만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일반의약품은 물론 비타민, 파스 등의 의약외품도 키오스크 화면에 노출시킬 수 있다. 어떤 제품을 전면에 노출할지는 약국이 결정할 수 있다. 소아병원 근처 약국은 어린이를 위한 비타민제를, 요양병원 근처 약국은 어르신들을 위한 영양제를 추천할 수 있다.

○재고관리 솔루션도 함께 제공

SK브로드밴드는 온키오스크와 함께 재고 및 매출 관리 등이 가능한 POS 프로그램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온키오스크를 통해 약이 판매되면 재고 데이터가 자동으로 조정된다. 일일이 남은 약의 재고를 셀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SK브로드밴드와 온라인팜은 지난해 9월 스마트약국 구현을 위한 키오스크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8개월에 걸쳐 약사들과 환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온키오스크 서비스를 개발했다. 사후서비스 시스템에도 신경을 썼다. 전국에 5000명의 인력을 보유한 SK브로드밴드 자회사 홈앤서비스 직원들이 설치와 사후서비스를 담당한다. 문제가 생기면 심야 시간에도 사후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온키오스크 모델은 네 가지다. 중간 크기인 C형(21.5인치)이 주력 모델이다. A형(12.5인치)과 B형(15인치)은 규모가 작은 약국에, D형(43인치)은 대형 약국에 알맞다. 회사 관계자는 “온키오스크와 함께 클라우드카메라, 인터넷, ADT캡스, SK매직 등 약국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기업용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로 약국 선진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