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수수료 전액환불로 신뢰회복…미래에셋, 연금운용 강점

입력 2019-09-22 16:19
수정 2019-09-23 08:54
지난해 배당사고 충격에 휩싸였던 삼성증권이 투자자에게 여전히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자기자본 규모 1위 미래에셋대우는 연금자산 관리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고소득 고객의 신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한경 기업소셜임팩트 조사에서 증권사 부문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두 브랜드를 가장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19.8%, 16.0%를 차지했다. KB증권(12.9%·3위), NH투자증권(12.3%·4위)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증권이 지난해 발생한 배당사고 충격에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지 않은 것에 놀라는 분위기다. 자산관리(WM) 부문의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고객들로부터 높은 충성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삼성증권에선 우리사주조합 조합원들에게 ‘28억원’을 배당해야 하는데 실수로 ‘28억 주’를 배당하는 사고가 났다. 직원들에게 입고된 주식 중 일부가 장내 매도돼 시장에 혼란이 일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과태료와 일부 영업정지 등 징계도 받았다.

그러나 리테일 고객 이탈은 거의 없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삼성증권의 리테일 고객 예탁자산은 177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가량 늘었다. 30억원 이상을 맡긴 고액자산 고객(SNI본부 기준)도 지난해 말 485명에서 올해 상반기 말 564명으로 늘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작년 배당사고 이후 금융투자상품 고객이 환매를 요청하면 조건 없이 수수료 전액을 환불해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고액자산가 전담점포(SNI)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상속·가업승계를 원활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컨설팅해주는 ‘가업승계연구소’를 신설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연금자산 운용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연금자산은 11조8000억원(작년 말 기준)으로 금융투자업계 1위다. 비결은 안정적인 수익률에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퇴직연금 10년 수익률은 연 3.79%로 확정급여(DB)형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회사 측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뿐 아니라 부동산, 채권펀드 등 다양한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연금 수령 시기가 가까워진 50대 및 고소득자의 신뢰도가 높다. 안정적 수익률 덕분이다. 50대 응답자의 22.8%가 미래에셋대우를 가장 신뢰하는 증권사로 꼽아 이 연령대에서 삼성증권(18.8%)을 앞섰다. 월 평균 가구소득 600만원 이상 응답자의 21.5%도 미래에셋대우를 최선호 증권사로 꼽았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